돈 없어 이자도 못 낸다...도내 경매물건 큰 폭 증가

전북지역 경매건수 지난 해 7월 378건에서 올 7월 629건으로 늘어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전주, 군산, 익산 중심으로 경매 물건 쏟아져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임의경매에 넘어가는 부동산이 전북지역에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전주와 익산 군산에 경매 물건이 집중되면서 도내 부동산 경기가 호황기였던 지난 2022년 이전 담보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이른바 '영끌족'들이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월 법원등기정보광장에 집계된 7월 기준 도내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629건으로 전달 399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 378건보다도 증가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할 때 채권자가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는 절차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의 재판 없이 즉시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경매물건의 채권자들 대부분이 개인보다는 법인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기관에 돈을 빌리고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해 부동산이 경매 신청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기준 개인 채권자는 5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582건은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군산시가 89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주 덕진(62), 전주 완산(65), 익산(54)시 순으로 임의경매 건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아파트 진행건수도 지난 해 5월 120건에서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난 1월 157건, 2월 152건, 3월 164건에서 지난 4월에는 202건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벼랑 끝에 몰린 서민가계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앙자문 위원은 "영끌족의 몰락은 부동산경기가 활황기 였던 수년전부터 이미 예견돼 있었다"며 "다만 제로금리 시대에 지금 사지 않으면 영원히 내 집 마련할 기회를 놓칠까 봐 샀던 게 과오일 뿐 이자에 쫓겨 고민하는 영끌족이나, 빚을 내서 내 집을 마련 한 빚투족들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약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부동산 정책이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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