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오토바이보다 60% 저렴"... 혼다‧쿠팡이 BSS 공들이는 까닭은

전기 이륜차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내면 정해진 장소에서 충전용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교환스테이션(BSS) 사업이 국내외에서 확대 중이다. 내연기관 모델보다 약 60% 가까이 유지비를 아낄 수 있어 유통 업체도 앞다퉈 BSS 운영 사업자와 계약하고 있다.
6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잘롭닉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가 일본·인도 등에서 BSS 사업을 시작했다. 혼다는 지난달 25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배터리 교환 시설을 판매했다. 교환기에는 배터리 팩 12개를 저장할 수 있다. 완충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륜차 이용자는 다 쓴 배터리를 넣고 다른 배터리를 가져가면 된다. 배터리 팩 충전은 태양광이나 풍력으로도 가능하다.
전기차에 77조 투자하는 혼다, 도쿄에 BSS도
혼다는 배터리 사용 정보를 모으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륜차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교환기에 완충된 배터리가 몇 개나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요금도 스마트카드로 지불할 수 있다. 혼다는 인도에서도 자회사를 통해 전기 삼륜차에 유사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혼다는 일본에서 전기차 개발과 판매를 위해 소니와 합작 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전동화 전환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회사로 44억 달러(약 6조2000억원)를 들여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030년까지 8조엔(77조원)을 투입해 전기차 모델 30종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에서는 이륜차 완성업체 디앤에이모터스(옛 대림자동차공업)가 환경부‧서울시와 손잡고 2021년 8월부터 BS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155기가 설치돼 있는데 연말까지 200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1900여건이던 배터리 교환 횟수는 지난달 3800여건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디앤에이모터스에 따르면 BSS를 사용하면 이륜차 유지 비용을 60% 이상 아낄 수 있다. 2만㎞를 운행했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를 사용하는 이륜차는 연료비(94만5200원)와 엔진오일 교환비용(16만8000원) 등 100만원 넘게 들지만 BSS는 충전 요금 52만840원만 내면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보조금으로 전기 이륜차 가격도 내려가
사용자는 1만2500~5만원 사이 요금제로 미리 결제한 뒤, 배터리 팩을 수차례 교환하면 된다. 월 8만원을 내면 무제한 교환 가능한 요금제도 있다. 전기 이륜차는 최소 215만원부터 구매가 가능한데, 유사한 성능을 내는 휘발유 모델보다는 절반 가까이 저렴한 수준이다. 디앤에이모터스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을 1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어 전기 이륜차 구매 가격도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쿠팡이츠‧맥도날드‧도미노피자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이 전기 이륜차를 대거 사들여 BSS를 이용하기도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저가 이륜차에 정부 보조금을 남발하는 것보다 국내 친환경 이륜차 산업을 정비해 발전시키면 노인 전용 이동수단이나 킥보드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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