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 살인' 유족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패소

스포츠센터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한 20대 남성의 유족이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11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진영)는 이날 고광남씨 등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7억5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록에 나타난 당시 상황을 고려해볼 때 경찰관들에게 이 사건 망인의 사망과 관련해 과실이 있다거나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고씨는 법원 앞에서 "CCTV에 모든 정황이 찍혀 있는데 이걸 보고도 경찰의 직무유기가 아니면 뭔가. 증거가 없는 것도 아니고 판결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모씨(42)는 202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에서 피해자를 수십 차례 폭행하고는 몸 안에 플라스틱 봉을 넣어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사건 당일 한씨는 경찰에 3차례 신고를 했는데 유족 측은 경찰이 출동 당시 맥박을 확인하는 수준의 생명 반응만 확인한 후 철수해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작년 10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족 측은 한씨에게도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9월 8억여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