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표 떡볶이, 왜 연애할 때와 맛이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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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진 기자]
나는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은 엄마가 만들어 줬다며 집에서 많이 먹었던 '국민간식'인 떡볶이를 나는 자주 먹지 않았다. 하굣길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떼를 지어 간 문방구에서도 친구들은 떡볶이를 사 먹었지만 나는 과자를 사먹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쫀득거리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떡볶이가 맛있다고 느끼고 좋아하게 된 적이 있었으니 바로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과 신혼 때이다. 남편은 떡볶이를 좋아하고 자주 먹고 잘 만드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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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그가 만든 떡볶이를 먹고 나서 이렇게 오글거리는 연애편지를 썼다니. |
| ⓒ 최윤진 |
출산을 하고 육아 전쟁이 시작되면서 남편과의 다툼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내 몸이 힘드니 남편에게 더 예민하게 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편은 육아와 가사에 최선을 다했지만 내 성에 차지 않아 그를 닦달했던 것 같다.
남편이 미워 보이니 그가 만든 떡볶이가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고추장은 왜 그리 텁텁하고 멸치 육수는 왜 또 그리 비릿한지. 이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떡에도 짜증이 났다. 짜증은 곧 가스레인지 뒤 흰 타일에 튄 빨간 양념과 싱크대에 쌓여 있는 설거짓거리를 보고 폭발해버렸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니 남편은 아이의 간식을 위해 더 자주 떡볶이를 만들었다. 그는 아이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를 만들었다. 간장 떡볶이, 궁중 떡볶이, 짜장 떡볶이, 치즈 떡볶이.... 그 즈음 육아도 한결 수월해지고 여유가 생겨 남편과 다툴 일도 점차 줄어들었다. 덩달아 떡볶이가 다시 맛있게 느껴졌다.
남편은 떡볶이를 만들 때 언제나 맛있게 만들려고 했을 것이고 정성을 다했을 것이다. 같은 떡볶이를 두고도 남편과의 관계가 좋을 때는 그의 요리에 감동하고 맛있게 먹었지만 남편과의 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그의 요리가 달갑지 않았고 맛 또한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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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반구에서 보는 초승달은 왼쪽으로 볼록하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결국 우리가 규정한 것. |
| ⓒ 픽사베이(Lynn Greyling) |
떡볶이는 단맛, 짠맛, 매운맛이 한데 섞여 있는 것이 꼭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며 살아가는 부부 같다. 여러 가지 맛이 묘하게 섞여 한 접시의 떡볶이가 되듯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는 다정한 부부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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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 가지 맛이 묘하게 섞여 있는 떡볶이 |
| ⓒ 최윤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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