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보수결집, 국힘 부산 금정 승리 "이 정도로 크게 이길 줄은..."

김보성 2024. 10. 1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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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2.07%p 차이로 윤일현 당선... 지역 유권자 선택은 결국 윤석열 정부와 여당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16일 밤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하단 결과가 이어지자 윤 후보와 박수영 총괄선대본부장이 함께 환호를 지르고 있다.
ⓒ 김보성
10.16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지역 일꾼론'을 내세운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정권심판론'을 외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했다. 선거가 당대표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는데, 금정구 유권자들은 야당이 아닌 여당을 선택했다.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윤일현 "금정 선거는 정권심판이 아니었다"

16일 오후 9시 45분 개표 초반 사전투표함을 하나둘씩 열어보니 여러 곳에서 여당이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윤일현 후보 캠프는 환호성으로 들썩였다. 그러나 야당의 추격도 이어졌다. 장전동의 한 사전투표소는 김경지 후보가 윤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갔다. 구서동 등 일부에선 100~200여 표차 접전이 펼쳐지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본투표함을 열기 시작하면서 승패의 추는 확연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지역 방송사의 카메라에 잡힌 캠프의 모습도 서로 대비를 이뤘다. 한쪽은 조용한 반면, 다른 한쪽은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는 장면이 여러 번 포착됐다. 17일 1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집계결과 윤 후보는 61.03%(5만4650표)의 득표율로 38.96%(3만4887표)를 받은 김 후보를 22.07%p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여당의 완승에 국민의힘 캠프는 축하 분위기에 휩싸였다. 윤 당선자는 일할 기회를 준 구민에게 감사부터 표시한 뒤 경쟁자인 김경지 민주당 후보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러나 야당이 외친 정권 심판에는 분명한 각을 세웠다. 그는 "이번 (금정) 선거는 정권심판이 아니었다"라고 목청을 키웠다.
 16일 밤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하단 결과가 이어지자 윤 후보가 박수영 총괄선대본부장을 얼싸안고 있다.
ⓒ 김보성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보궐선거 후보가 16일 오후 부산 금정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한동훈 대표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당선자는 "금정구의 미래를 결정짓는,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고자 한 열망이 반영됐다"며 "남은 1년 8개월 동안 금정 발전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론 함께 총력전을 펼친 한동훈 대표, 박수영 시당위원장, 백종헌 의원 등에게 공을 돌렸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 선거의 투표율은 47%대로 잠정 집계됐다. 20.6%에 달하는 사전투표를 포함해 이날 오후 6시 전체 투표율은 40%를 훌쩍 넘어섰다. 기표소를 닫는 시간이 되자 투표율은 47.2%까지 올라갔다. 금정구 투표율 기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54.5%)보다는 낮았지만 2022년 지방선거(51.3%)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는 여야의 지지층이 대거 결집한 결과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화력을 쏟아부으면서 '집토끼'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했다. 일각에선 광역단체장급 선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당력 집중의 효과를 놓고 서로가 유불리를 따지는 가운데 여당이 승리를 가져갔다. 선거기간 내내 야당이 "두 번째 정권심판 기회, 회초리"로 표심을 공략했지만, 전통적 보수 텃밭은 견고했다. 윤 캠프에선 "이 정도로 크게 이길 줄 몰랐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2018년(정미영 구청장 당선)과 같은 바람을 기대했지만 탈환에 실패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선거 마지막 김영배 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성북갑)의 '혈세 낭비 글' 논란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반응과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가 교차했다.

김경지 "패배 겸허히 받아들여, 정권 심판에 투표 감사"
 10.16 보궐선거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재성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16일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김보성
여당은 막판 김영배 의원 글을 현장에 소환해 매섭게 공세를 퍼부었는데, 실제로 보수층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득표 차가 좁아졌지만, 직전 총선과 견주면 더 벌어졌다. 8회 지방선거에서 24%p에 달했던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득표율 차이는 지난 총선에서 13.25%p로 줄어들었는데, 이번엔 22.07%p로 또 달라졌다.

민주당 부산선대위는 과제와 성과를 동시에 거론했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막판 여당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벽을 실감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바람에만 기댈 게 아니라 더 뿌리 깊이 박혀 다음을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아쉬움을 표시했다.

패색이 짙어지자 김경지 후보도 17일 자정 전에 언론에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김 후보는 "금정 유권자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더 낮은 자세로 구민의 뜻을 받들겠다"며 승복 의견을 밝혔다. 지지를 보낸 유권자들에게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금정구 변화를 위해 투표해 준 유권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여야를 넘어 지역 현안 해결과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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