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제동… 집권당, 브란덴부르크 주의회선거 신승

최민우 2024. 9. 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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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이 지난주 치러진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며 극우 부상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1일 튀링겐과 작센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SPD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숄츠 총리와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으로 구성된 집권 연정이 치명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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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집권 여당 사회민주당(SPD)의 지지자들이 22일(현지시간) 포츠담에서 브란덴부르크주 주의회 선거에서 SPD의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이 지난주 치러진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며 극우 부상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슐츠 총리와 집권 연정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 독일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독일의 여당인 사회민주당이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AfD를 가까스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치른 주의회 선거에서 SPD가 30.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AfD는 29.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독일 주 선거는 정부에 대한 민심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앞서 지난 1일 튀링겐과 작센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SPD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숄츠 총리와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으로 구성된 집권 연정이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선전하면서 다음 해 총리 연임에 도전하려는 숄츠 총리가 한숨 돌리게 됐다. NYT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숄츠 정부에 활력이 불어 넣어졌다”고 평가했다.

SPD 소속인 디트마 보이트케 브란덴부르크 주지사의 배수진과 전략적 투표가 승리의 요인으로 꼽힌다. 보이트케 주지사는 선거 기간 동안 “AfD가 1위를 차지한다면 나는 사임하겠다”고 강수를 두며 온건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SPD 지지자 중 75%, 보수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 지지자 중 59%가 “AfD를 저지하기 위해” SPD에 표를 던졌다고 답했다.

보이트케 주시사는 이날 선거 결과를 발표하며 “우리 주가 극우 세력의 상징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며 “극우를 막아낸 것은 우리 사회민주당의 역사적 의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많은 유권자가 AfD에 투표했다”며 “이런 결과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AfD는 최근 몇 달간 동부 지역에서 꾸준히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며 독일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튀링겐에서 32.8%를 득표해 지역 내 제1당이 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의 지방선거 승리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AfD는 낙후된 경제와 이민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8월 서부 졸링겐에서 시리아 망명 신청자가 흉기로 3명을 살해한 사건은 AfD의 지지율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슐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의 지지율은 여전히 낮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에너지 비용 증가에 대한 국민 불만이 커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가 연정의 지지율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발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연정에 대한 지지율은 3%로 통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정 내에선 슐츠 총리의 차기 총선 출마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숄츠의 대안으로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이번 선거에서 13.5%의 득표율을 얻으며 정치적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BSW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반대, 이민 정책 강화 등 일부 정책에서 AfD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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