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67만원, 난 꽃제비였다” 韓망명 北외교관의 고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북한 외교관을 '넥타이를 맨 꽃제비'에 비유하며 생활비를 밀수로 충당할 만큼 열악했던 실상을 증언했다.
리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했다.
요미우리는 "리 전 참사가 김정은에게서 표창도 받았다"며 "북한에서 망명한 외교관 가운데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에 이은 고위급 인사"라고 소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인터뷰서 김정은 정권 비판
“생활비 마련 위해 쿠바산 시가 밀수”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북한 외교관을 ‘넥타이를 맨 꽃제비’에 비유하며 생활비를 밀수로 충당할 만큼 열악했던 실상을 증언했다.
리 전 참사는 9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기근에 빠뜨린 채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 그의 딸 주애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간부들의 경례를 받는 모습에서 북한 주민은 거부감을 느낀다”며 “독재체제는 무너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리 전 참사의 인터뷰는 지난 2일 서울에서 진행됐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리 전 참사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핵 개발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첫 핵실험 후 수년이 지나도 삶은 악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은 핵무기가 ‘김씨 일가’(김일성·김정일·김정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민심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해외로 파견된 북한 외교관의 열악한 실상도 폭로했다. 리 전 참사에 따르면 북한 외교관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외무성이나 대외경제성에서 해외로 파견되는 ‘정통 외교관’, 다른 하나는 국방성 소속 무관과 핵무기 제조 등에 관여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정통 외교관’이다.
리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했다. 그는 “쿠바에서 월급은 500달러(약 67만원)였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쿠바산 시가를 밀수했다. 걸맞은 보수를 받지 못하고 활동하는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라며 “해외에서 북한 외교관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한국 외교관들은 환영을 받는다. ‘난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쿠바에서 한국으로 망명할 당시 새벽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때까지 남은 1시간은 10년과 같았다. 손목시계를 100번이나 봤다”고 회고하면서 북한 외무성의 옛 동료들을 향해 “내부 변화를 이루기 어렵다면 나라를 떠나 한 번뿐인 삶을 인간답게 살라”고 제안했다.
리 전 참사는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99년 북한 외무성에서 외교관으로 입문한 엘리트다. 요미우리는 “리 전 참사가 김정은에게서 표창도 받았다”며 “북한에서 망명한 외교관 가운데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에 이은 고위급 인사”라고 소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벨평화상에 日원폭피해자단체…“핵무기 반대 기여”
- 북 “한국이 무인기 침투, 공격태세”…군 “보낸 적 없다”
- “베란다 시멘트에 女시체”…16년만 잡힌 동거남 재판行
- ‘블랙리스트’에 한강도 있었다… 노벨상 이전에 ‘수난’
- 이순재, 건강상 이유 공연 당일 취소…“의사 강력 권고”
- 등 40㎝ 베인 부산 중학생… 병원 못 찾아 대전까지
- 洪 “명태균은 문제 인물, 애초부터 차단”
- 용산·정부·의료계 첫 만남… 기존 입장 차이만 재확인
- 韓,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당선… 2006년 이후 6번째
- 韓 “검찰 도이치 기소 판단, 국민 납득할 결과 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