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장년 재교육 플랫폼 천직 "고령화 '먹사니즘' 해법될 것"
눈썹문신·나무의사 등 400여곳 제휴처 확대 구상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국내 고령화 문제에 중장년 대상 재교육 플랫폼 '천직(1000job)'이 주목받고 있다. 중장년층의 은퇴 후 재취업 등 이른바 '먹사니즘'적 해법을 제시해서다.
천직은 '에이지프리'에서 출시한 나이와 성별, 학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다.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카카오벤처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은퇴 후 제2 직업을 탐색하는 중장년층에 초점을 맞췄지만 퇴사를 고민하는 청년층에게도 적합한 교육 과정을 선보인다.
플랫폼 출시는 카이스트 3인방이 주도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중장년층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에이지프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김지현 에이지프리 대표, 황준엽 최고기술책임자(CTO), 신용우 이사는 '언젠가 나라에 도움이 되는 멋진 것 하나 만들고 싶다'는 일념 하에 뭉쳤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현 에이지프리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영상학 학사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HCI(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을 연구했다. 대학원 졸업 후 2013년 코딩교육 서비스 '엔트리'를 창업한 뒤 네이버 M&A(인수합병)를 이끌어낸 연쇄 창업가다. 인공지능(AI)이나 코딩 교육도 필요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에이지프리를 창업하게 됐다.
김 대표는 "그동안 엔트리·쥬니어 네이버에서 일하면서 영유아나 10대를 대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오면서 10대 이하 유저들이 서서히 감소하는 유저데이터를 보게 됐다. 인구구조가 변화하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며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 평균적으로 48세에 퇴직하고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65세 사이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데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중장년의 재취업 문제로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동창업자인 황준엽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카이스트'라는 드라마에서 '그냥 언젠가 나라에 도움이 되는 멋진 거 하나 만들고 싶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항상 스스로 되새기는 말 중 하나"라며 "고령화 사회에서 중장년층의 먹고사는 이슈가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이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몇 년 전부터 생각해 보고 있던 찰나에 김 대표를 만나게 됐다. 저희가 선보이는 서비스가 미래의 우리를 책임져줄 솔루션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재학 당시 김 대표를 만났다던 네이버커넥트 교육 기획자 출신 신용우 이사는 "당시 떠오르는 시장이었던 성인 실무 교육 분야에서 경력을 시작하게 됐고, 네이버커넥트에서 교육 기획자로 일하면서 1000명에 가까운 개발자를 배출하기도 했는데, 더 큰 메가급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갈증이 계속 남아있었다"며 "김 대표와 의기투합해 현재는 공동창업자로 사업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기준 천직 홈페이지에는 총 12개의 교육과정이 등록돼 있다. 도배, 페인트, 인테리어 필름, 드론 방제, 자동차 정비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각 지역 오프라인 교육원과 제휴를 맺고 직무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다. 교육생은 국비 지원 제도를 활용해 수업을 듣는 것은 물론, 원하는 직무 정보와 교육 지역, 취업률 등 실질적인 재취업 및 창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추후 교육 이후 재취업과 창업 연계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다양한 문의 전화가 꾸준히 천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 대표는 "5060 세대뿐만 아니라 30대로부터도 전화가 많이 오고 있는데 경력 단절이나 새로운 직업에 대한 고민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제 여동생 또한 고학벌·대기업의 스펙을 갖고 있지만 천직에 관심을 가지면서 최근 인테리어 필름 교육을 듣고 있다. 해당 능력을 살려 회사를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있어 사명감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천직은 플랫폼 내에서 탐색할 수 있는 직업과 교육 카테고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천직과 제휴 중인 교육원은 200여곳 수준이다. 추가 예정된 직무교육은 네일아트, 제과제빵, 눈썹문신, 나무의사, 치유농업 등이다. 천직 측은 "현재 문의가 쇄도하는 만큼 연내 제휴처가 400여곳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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