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해외 vs ‘지지부진’ 국내 증시…엇갈린 ETF 투심
‘나홀로 약세’ 韓…상반된 흐름에 ‘쏠림 현상’ 심화
반등 모멘텀 부재에 운용사 상품 출시에도 ‘온도차’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60조원 규모를 돌파한 가운데 해외 상품들과 국내 상품들에 향하는 투심이 사뭇 다른 모양새다. 올 들어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우상향한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심이 해외 ETF로 쏠리는 분위기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10월 14일) 국내 주식·채권형 ETF로 14억5684억원(92조9348억→107조5032억원)이 유입되며 순자산은 약 15.68%포인트 늘었다.
같은기간 해외 주식·채권형 ETF에는 26조8642억원(28조5840억→55조4482억원)이 몰리며 순자산이 무려 93.98%포인트 급증했다. 순자산 규모가 거의 2배로 확대됐을 뿐 아니라 국내 투자 상품에 유입된 자금보다 6배 가량 높았다.
이는 ETF 시장에서 국내 상품에 대한 선호도 및 주목도가 해외 상품보다 저조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해외 상품이 국내 상품보다 월등하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 ETF의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내 증시가 지난 2010년도 이후 수 십년 째 박스권에 갇힌 데 이어 올해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S&P500지수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1.2~10.15) 23.6%(4704.81→5815.26)나 상승했다. 같은기간 나스닥종합지수는 24.04%(1만4765.94→1만8315.59), 다우존스3 산업평균지수는 13.32%(3만7715.04→4만2740.42) 올랐다.
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8.07%·2962.28→3201.29)와 일본 니케이225지수(19.89%·3만3288.29→3만9910.55), 인도 니프티50(15.65%·2만1665.80→2만5057.35) 등도 오름세를 구가했다.
반면 국내 대표 지수인 코스피와 코스닥은 올해(1월 2일~10월 16일) 각각 2.23%(2669.81→2610.36), 12.87%(878.93→765.79)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들이 고공행진을 펼치는 분위기 속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 전세계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에서도 포착된다. 대표적인 해외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TSMC 등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76.64%(47.57→131.60달러), 84.31%(101.53→187.13달러) 상승했다.
이와 달리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마이너스(-) 25.25%(7만9600→5만9500원)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보였고 SK하이닉스는 32.51%(14만2400→18만8700원) 올랐으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다.
이로 인해 해외 투자 상품으로 시장 관심이 향하자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보다 해외 ETF 출시 및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ETF 시장에 상장된 국내 주식·채권형 ETF는 469종목으로 지난해 12월 말(418종목)과 비교하면 51종목이 출시됐다. 동 기간 해외 주식·채권형 ETF는 240종목에서 302종목으로 62종목 늘었다.
이처럼 국내 투자 상품에 대한 외면이 지속될 경우, ETF 시장의 급성장에도 국내 투자 상품들은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남은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국내 증시에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부재한 점을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국 증시들이 상승폭을 키워가는 와중에도 국내 증시만이 홀로 역동성을 잃은 게 가장 큰 문제”라며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LG전자 등의 어닝쇼크(실적 충격)가 한국 증시의 소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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