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는 어디에?"…애플, 아이폰 15·16 허위 광고 소송에 3400억원 배상 결정

김문기 기자 2026. 5. 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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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허위로 광고했다는 혐의로 제기된 집단 소송에서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15 프로 및 아이폰 16 시리즈 구매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해 총 2억 5000만 달러(약 3411억2000만원) 규모의 비반환성 결제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인 고도화된 시리(Enhanced Siri)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즉시 사용 가능한 것처럼 허위 광고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점이 쟁점이 됐다.

합의 대상 기기는 아이폰 16 전 모델과 아이폰 15 프로 및 프로 맥스를 포함한 약 3700만 대에 달하며, 2024년 6월 10일부터 2025년 3월 29일 사이에 미국에서 해당 기기를 구매한 소비자가 보상 대상이다. 유효한 청구서를 제출한 집단 소송 구성원은 기기당 기본 25달러(약 3만 4000원)에서 청구 건수에 따라 최대 95달러(약 12만9000원)까지 현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원고 측은 애플이 2024년 여름부터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고도화된 시리 기능을 홍보했으나, 실제 기기 출시 당시에는 해당 기능이 부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명 배우 벨라 램지(Bella Ramsey)가 출연한 광고 등을 통해 해당 기능이 즉시 제공되는 것처럼 묘사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 기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이들 기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사전에 고지했다고 반박했으나, 결국 대규모 합의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번 합의금 2억 5000만달러 중 최대 28%인 7000만달러(약 955억1000만원)는 변호사 수임료로 배정될 예정이며, 행정 비용 약 544만 달러(약 74억 2000만원) 등도 해당 펀드에서 차감된다. 법원은 오는 6월 17일 예비 승인 청문회를 열어 이번 합의안의 적절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애플의 이번 대규모 합의는 인공지능 기술의 상용화 단계에서 발생하는 과잉 마케팅에 대한 사법부의 엄격한 잣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하드웨어 성능보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인공지능 경험이 제품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한 시점에서, '미래의 기능'을 '현재의 가치'로 포장해 판매해온 관행은 이제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패권 경쟁 속에서 기술 구현 속도와 마케팅 수사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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