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고 5년 동안 불러주는 작품이 없어 시골에서 농사지었다는 대배우

홍춘이~!

이 한마디만 들어도
바로 떠오르는 배우가 있습니다.

MBC 드라마 <허준>

수십 년 동안 안방극장을 누비며
어떤 작품에 등장해도 존재감을 발휘했던 배우,
바로 임현식인데요.

최근에는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서
호포항 사람들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해술 아저씨' 역으로 출연해
또 한 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영화 <호프>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 속에서도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와 푸근한 매력으로
극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초 배우로 불리지만,
사실 데뷔 초에는 무려 5년 동안
작품 제의가 거의 없어
농사를 지으며 생활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200대 1 경쟁률 뚫고 합격했지만
현실은 단역뿐

임현식 (사진: 임현식 개인자료)

임현식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69년 MBC 1기 공채 탤런트 시험에서
무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주연 배우를 꿈꾸며
화려한 연기 인생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는데요.

MBC 드라마 <암행어사>

첫 배역은 포졸이었고,
대사는 겨우 "네" 한마디뿐이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행인 1, 행인 2 같은 단역을 전전했고,
소개팅 자리에서 자신이 배우라고 말해도
상대가 출연 작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하죠.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 캡처

더 큰 문제는 일이 너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탤런트가 된 뒤에도
무려 5년 동안 자신을 찾는 곳이 거의 없었고,
당시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에 내려가
직접 농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농사짓던 배우가
감초 연기의 길을 찾다

MBC 드라마 <암행어사>

그렇게 긴 무명 생활을 보내던 임현식은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냉정하게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잘생긴 주인공보다는
평범한 서민이나 방자 같은 역할이
자신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이후 그는 조연이라는 길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배우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MBC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1980년대 드라마 <암행어사>에서
포교 갑봉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어 <한지붕 세가족>의 순돌이 아빠를 연기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자연스럽게 쏟아내는 애드리브와
사람 냄새 나는 생활 연기는
임현식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동료 배우들은
그의 연기가 결코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배우 이희도는
임현식의 대본에는 애드리브와 표정, 손동작까지
빽빽하게 메모가 적혀 있었다며
철저한 연구와 준비가
지금의 명품 연기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메가 히트작마다
빠지지 않았던 배우

MBC 드라마 <대장금>

이후 임현식은
대한민국 대표 감초 배우라는 별명에 걸맞게
수많은 명작에서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SBS 드라마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허준>, <대장금> 등
50~60%에 이르는 시청률을 기록한 국민 드라마마다
그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이병훈 PD 작품에서는
카메오라도 꼭 출연할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받는 배우로도 유명합니다.

MBC 드라마 <이산>

화려한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극 전체를 살리는 감초 역할만큼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만도
무려 1000편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연 배우로서는 독보적인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감초 배우

영화 <비밥바룰라>

현재 임현식은
예전처럼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양주에서 농장을 가꾸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배우 활동 역시
좋은 작품이 찾아오면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데요.

영화 <호프>

최근 <호프>에서는
해술 아저씨 특유의 인간미와 유쾌함으로
노련한 연기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데뷔 후 오랫동안 아무도 불러주지 않아
직접 농사를 지으며 버텨야 했던 청년 배우.

임현식 (사진: 영화사 김치)

하지만 끝내 자신의 장점을 찾아
대한민국 최고의 감초 배우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임현식.

주연보다 오래 기억되는 조연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반세기가 넘는 연기 인생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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