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파행'은 시작...野, 모든 상임위서 '태극기 피켓' 예고 (종합)
민주당, 한일정상회담 결과 비판하며 피켓 부착
국민의힘 "김대중-오부치 선언 반대하는 것인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더불어민주당의 '태극기 피켓'으로 오전과 오후 모두 파행했다. 민주당은 한일 정상회담 결과가 "굴욕적"이라며 회의실 책상에 놓인 노트북에 태극기와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피켓을 달았다.
국민의힘이 즉각 반박하고 피켓을 제거하지 않으면 회의장 안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야 대치가 계속돼 회의는 결국 개의하지 못했다. 향후 민주당이 다른 상임위에서도 태극기 피켓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상임위 연속 파행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한 국방부의 업무보고를 듣기 위해 모였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태극기 피켓을 본 국방위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국회법 제145조에서는 위원회 회의장의 질서를 어지럽혔을 경우는 위원장이 경고나 제재를 할 수 있다"며 "피켓을 제거하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민주당 의원들은 "위원회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장을 어지럽힌 것"이라며 "피켓에 적힌 문구는 민주당의 공식적 입장"이라고 했다.
회의 파행 후 오전 11시께 민주당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태극기 피켓을 부착한 이유를 설명하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일본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상했고, 공분하고 있다"며 "우리 민주당 의원 일동은 이런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 우리나라의 자존심, 우리 선조들의 헌신을 되새기고자 태극기를 부착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태극기는 결코 정치적인 구호가 아니라, 민족의 얼과 애국심이 담긴 우리의 국기다. 애국심의 상징인 태극기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태극기를 핑계 삼아 일방적으로 국방위 개의를 포기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개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국방위 소속 의원들도 즉각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민주당이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것에 "민주당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반대하는 것이냐, 아니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의 방탄쇼'를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 민주당의 비상식적 정치공세로 인해 국방위가 파행돼 유감"이라며 "국방위는 '국방에는 여야가 없다'는 전통 아래 타 상임위와 비교해서 수십 년간 원만하게 '여야 협치' 정신으로 운영돼왔다. 이러한 전통의 상징 중 하나가 국방위가 정식 개의되는 동안에는 양당이 합의하지 않은 그 어떤 피켓도 부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위가 이런 전통을 유지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국군 장병에 대한 예의 때문이며, 국가이익 중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것이 '국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북한이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국방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치가 감정적 여론에 휩쓸리면 합리적 국익을 추구할 수 없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이 점을 명심하고, 선동이 아닌 정부의 국정운영 파트너로서 제1야당의 역할에 충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피켓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오후에도 계속됐다. 오후 2시 회의장에 입장한 민주당 의원들은 여전히 피켓을 내리지 않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실 입장을 거부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국방위 전체회의장에서 "태극기는 결코 정치적인 구호가 아니라 민족의 얼과 애국심이 담긴 우리 국기다. 애국심의 상징인 태극기를 거부해서 오늘 개최하지 못 했는데 여기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피켓을 내리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오는 23일 목요일 오전9시로 회의를 연기했는데, 그때도 오늘과 같은 행동을 하면 개의는 안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김 병주 간사가 (민주당을) 잘 설득하리라 보고 저도 민주당이 목요일에는 법안 통과도 산적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피켓을 떼고 원래 전통대로 국방위에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앞으로 모든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태극기 피켓 걸기로 한 것에 대에 대해 신 의원은 "다른 상임위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굴면 (국방위는) 오늘과 같이 파행한다"며 "특별히 예외를 둘 수 없지 않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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