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군대가고파” 문의글도… 대리입영 전수조사할까

박재현,신지호 2024. 10. 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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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대리 입영한 20대가 적발되면서 과거에 드러나지 않은 대리입영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국인이나 간첩 의심자 등의 대리입영 사례가 존재한다면 안보에도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전수조사와 지문 신원확인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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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추가 의심사례 없다”지만
대리입영 적발에 의구심 커져
전문가들 철저한 병력 관리 주문
군인들이 2021년 11월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군대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대리 입영한 20대가 적발되면서 과거에 드러나지 않은 대리입영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원 확인 절차가 허술한 데다 온라인 공간에 대리입영과 관련한 문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곤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3개월 만에 피의자 자수로 발각됐다는 점도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한다. 전문가 사이에선 지문 대조 등 전수조사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온라인에선 신분을 감춘 채 대리입영 문의를 한 글을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5월 6일 ‘네이버 지식인’에는 익명으로 ‘대리입영에 관한 법 규정을 찾는다. 집에서 밥이나 축내느니 차라리 군대가 더 편했던 것 같아 돈 받고 재입대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9월 3일에도 ‘군대 가기 싫은 사람은 월급 300만원 주고 대리 복무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왜 합법화하지 않느냐’는 글이 게시됐다.

이번에 대리입영이 적발된 건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처음이다. 신체검사와 신병교육대, 후반기 교육에서 전부 대리입영을 걸러내지 못했음을 지적한 보도 댓글에는 ‘적발된 건 처음이지만 이런 사례가 꽤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 등이 달렸다.

장성급 장교 출신 관계자는 16일 “군 기강과 직결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전수조사를 포함해 병무청에서 조사를 진행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병교육대 근무 이력이 있는 장교는 “신분 확인이 요식 행위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냐”며 “당연히 입영자 본인일 거란 생각이 깔려 있어 더 취약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병무청은 이번 사건 적발 후 최근 3년간 전국 병무청 입영판정검사를 바탕으로 사진과 신원을 대조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추가 의심 사례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신체검사부터 대리로 입대한 경우는 걸러낼 수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전수조사와 병사 상대 지문 신원확인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국인이나 간첩 의심자 등의 대리입영 사례가 존재한다면 안보에도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전수조사와 지문 신원확인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령관 출신의 관계자도 “전수조사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민적 의구심이 큰 만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병무청은 현시점에서 전수조사는 물리적으로 어렵고 향후 홍채 인식 도입 등 신원확인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처럼 입대 전부터 인력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이스라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군 보직이 거의 결정된다”며 “입대 전 활동을 추적하고, 보직 체계도 미리 결정해 지속해서 병력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신지호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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