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안세영이 쓴 대역전 드라마... 전영오픈 왕좌 되찾다

심재철 2025. 3. 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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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BWF 전영 오픈 여자단식 결승] 안세영 2-1 왕 즈 이

[심재철 기자]

결승 첫 게임을 무려 8점 차로 내줘 두 번째 게임부터 뒤집기가 몹시 어려워 보였다. 이번 결승 두 번째 게임이 38분이나 걸렸는데 웬만한 배드민턴 경기 전체 소요 시간에 해당했다.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에서 왕 즈 이에게 2포인트 차이로 끌려가는 위기가 세 번이나 이어졌지만, 그 때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끝내 활짝 웃었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17일(한국 시각) 오전 0시 40분 잉글랜드 버밍엄에 있는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벌어진 BWF(세계 배드민턴 연맹) 올 잉글랜드 오픈 배드민턴 챔피언십 2025(슈퍼 1000) 여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 즈 이(랭킹 2위)에 승리했다. 경기 1시간 35분 만에 2-1(13-21, 21-18, 21-18)로 승리했는데, 안세영은 2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세영의 고비
 안세영이 17일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했다.
ⓒ 연합뉴스/AP
안세영와 왕 즈 이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에서 만났다. 당시 안세영은 2-0(21-17, 21-7)으로 왕 즈 이에 승리했다. 왕 즈 이의 과감한 공격 전술은 예상보다 위력적이었다.

첫 게임에서 반 박자 빠른 공격 타이밍을 잡고 안세영을 크게 흔들어 놓은 왕 즈 이는 날카로운 포핸드 대각선 스트로크로 9-4까지 앞서 나갔다. 안세영은 첫 게임 후반부에 안세영의 끈질긴 추격으로 11-16까지 따라붙었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고 26분 만에 왕 즈 이에게 첫 게임을 13-21로 내줬다.

안세영의 대역전 우승 드라마는 두 번째 게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무려 79번의 긴 랠리 끝에 안세영의 포핸드 크로스(7-6)가 네트 상단에 맞고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바람에 왕 즈 이가 몸을 날려 드러눕기도 했다.

왕 즈 이의 네트 앞 드롭샷을 안세영이 몸 날려 받아냈지만 그다음 수비 동작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15-17 두 점 차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안세영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한 스트로크 대결을 펼치며 왕 즈 이의 포핸드 실수를 이끌어냈고, 과감한 점프 스매싱 선택으로 19-18 뒤집기 점수판까지 만들었다.

사실 대역전 드라마의 절정은 안세영이 정교한 백핸드 크로스 앵글샷으로 게임 포인트(20-18)를 만드는 순간이었다. 38분이나 걸린 두 번째 게임 끝내기는 안세영의 자신감 넘치는 포핸드 직선 스트로크였다.

역전 우승 자신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안세영은 마지막 세 번째 세트 초반에 실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왕 즈 이를 몰아붙이며 7-3까지 달아났다. 왕 즈 이가 포핸드 대각선 하프 스매싱을 시도했지만 옆줄 밖에 떨어졌다.

잠시 안세영의 숨 고르기 타이밍을 빼앗은 왕 즈 이가 8-8까지 따라붙는 뒷심을 보여줬다. 그래도 안세영은 날카로운 포핸드 대각선 하프 스매싱을 꽂아 넣어 13-11로 달아났다.

아슬아슬한 상황이 반복되며 2점 차로 앞서가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 안세영의 스텝이 꼬이는 바람에 왕 즈 이에게 포핸드 크로스포인트를 내줘 점수판이 13-15로 또 뒤집힐 정도였기 때문이다.

54개의 긴 랠리 끝에 안세영의 백핸드 크로스 헤어핀 시도가 네트에 걸리는 바람에 18-18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는데, 여기서 안세영의 놀라운 마무리 집중력이 빛났다. 끈질긴 수비 조율 능력으로 왕 즈 이의 포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이끌어냈고, 네트 앞 짧은 헤어핀 대결에서 결정적인 포인트를 가져오면서 20-18로 챔피언십 포인트 표시가 안세영 이름 옆에 찍혔다.

28번의 랠리가 이어진 안세영의 우승 확정 포인트는 왕 즈 이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길게 뻗어나가 끝줄 밖에 떨어진 것이었다. 그 셔틀콕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주저앉은 안세영은 라켓을 놓고 양팔 벌려 환호성을 느꼈다. 1시간 35분이나 길게 이어진 결승 마침표가 찍혀 2년 만에 안세영의 우승 역사를 확인한 것이다.

한편, 안세영의 우승 시상식 이후 벌어진 남자단식 결승에서도 한국의 '김원호, 서승재' 조가 인도네시아의 '카르난도, 마우라나' 조를 42분 만에 2-0(21-19, 21-19)으로 물리치고는 반짝반짝 빛나는 금메달과 우승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안세영이 17일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 연합뉴스/AP
BWF 올 잉글랜드 오픈 배드민턴 챔피언십 2025 여자단식 결승 결과
(3월 17일 오전 0시 40분, 유틸리타 아레나 - 버밍엄)

안세영 2-1(13-21, 21-18, 21-18) 왕 즈 이
- 소요 시간 1시간 35분

◇ 전영 오픈 여자단식 안세영 우승 기록
결승 ★ 안세영 2-1(13-21, 21-18, 21-18) 왕 즈 이(중국)
4강 ★ 안세영 2-0(21-12, 21-17)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8강 ★ 안세영 2-0(21-9, 21-14) 천 위 페이(중국)
16강 ★ 안세영 2-1(21-12, 16-21, 21-8)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
32강 ★ 안세영 2-0(21-16, 21-14) 가오 팡 지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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