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김연경·정윤주 활약에 나오는 반응

박진철 2025. 2.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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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급 활약' 정윤주, '전성기 나이급' 활약 김연경... 선수 복 넘쳐나는 흥국생명

[박진철 기자]

 김연경이 경기 도중 정윤주(오른쪽)에게 공격·수비 노하우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2025.2.2)
ⓒ 한국배구연맹
V리그 최고 가성비 선수를 2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그 힘으로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바로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 주 공격수인 '배구 황제' 김연경(37·192cm)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독보적인 가성비'를 뽐내고 있다.

자신의 연봉(8억 원) 대비 경기력과 팀 성적 기여도, 그리고 V리그 흥행 기여도까지 종합하면 비교 대상 자체가 없다.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 선수는 개인의 기량 못지않게 TV 시청률, 관중 동원력 등 흥행 기여도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연경은 올 시즌도 공격과 수비 모두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최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규리그 4라운드까지 여자부 전체 공격 효율 1위, 공격 성공률 2위, 리시브 효율 2위를 기록했다.

흥행 면에서도 흥국생명은 '김연경 효과'에 힘입어 평균 시청률과 홈구장 평균 관중 모두 남녀 14개 팀을 통틀어 압도적 1위다. 그러면서 올 시즌 여자배구가 전체적으로 후반기에 시청률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여자배구 정규리그 4라운드의 경기당 케이블TV 평균 시청률은 1.46%(전국 케이블 가구 기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V리그 역대 한 라운드 시청률 중 최고 기록이다. 또한 지난 1월 11일 흥국생명-도로공사 경기는 케이블TV 시청률이 2.09%로 '초대박'을 쳤다.

배구 전문가와 팬들도 이구동성으로 김연경의 나이가 37세임을 고려하면, 지금의 대활약과 흥행 기여도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김연경, 개인 기록·V리그 흥행 기여도 '독보적'

그런데 올 시즌 흥국생명에는 배구 전문가와 팬들이 놀라움을 넘어 당혹스러울 정도로 '역대급 가성비'를 뽐내고 있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정윤주(22·176cm)다.

정윤주의 올 시즌 연봉은 5천만 원이다. 올 시즌 V리그 신인 선수인 김다은(한국도로공사)보다 적다. 김다은의 연봉은 5천5백만 원이다. GS칼텍스 신인 선수인 이주아, 최유림과는 5천만 원으로 똑같다. 당연히 아시아쿼터 선수 연봉(1억7천만 원~2억1천만 원),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연봉(3억6천만 원~4억3천만 원)보다는 훨씬 적다.

그런데 정윤주의 올 시즌 현재 개인 기록과 팀 성적 기여도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V리그 상위급 수준이다. 연봉 5억 이상을 받는 스타 선수들과 활약이 비슷하거나 더 좋다. 또한 정관장의 메가(26·185cm)를 제외하고, 모든 아시아쿼터 선수들보다 더 나은 활약을 하고 있다.

정윤주는 5일 현재까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여자부 전체 선수 중 득점 부문 11위를 달리고 있다. 300득점이나 다름없는 총 298득점을 기록 중이다. 국내 선수 중에는 김연경(476득점), 강소휘(385득점), 박정아(322득점) 다음으로 4위에 올라 있다. 아시아쿼터 선수 중에는 정윤주보다 득점이 많은 선수는 메가 한 명뿐이다.

또한 정윤주는 공격수의 실속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공격 효율' 부문에서도 4라운드까지 여자부 전체 톱10에 올랐다. 이 부문은 김연경이 36.07%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어 2위 메가 31.53%, 3위 모마 28.56% 순이었다. 정윤주는 23.35%로 10위를 차지했다. 11위는 부키리치로 23.29%였다. '공격 성공률'도 36.68%를 기록하며 전체 9위를 차지했다.

정윤주는 현재 후위 공격 부문에서도 6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남미 배구 강국의 스피드 배구에서 핵심 기술인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을 자주 구사하기 때문이다. 서브 부문도 7위에 올라 있다. 흥국생명 팀 내에서는 당당히 1위다. 점프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데도 강하고 범실이 적다.

최근에는 블로킹 감각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서브 리시브와 후위 수비는 여전히 취약하지만, 점점 안정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야말로 자신의 배구 인생에서 최고의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정윤주, 메가 제외 모든 아시아쿼터보다 '뛰어난 활약'
 '탄력 넘치는' 정윤주의 공격
ⓒ 한국배구연맹
정윤주의 진가는 큰 경기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흥국생명은 최근 3경기가 모두 올 시즌 여자부 최고 빅매치였다. 지난 1월 25일은 1위 흥국생명-2위 현대건설 맞대결, 1월 30일과 2월 2일은 1위 흥국생명-3위 정관장의 2연전이 이어졌다.

그런데 정윤주가 이 빅매치 3연전에서 모두 상대 팀 외국인 선수와 대등한 맹활약을 펼졌다. 3경기에서 14~18득점을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도 41.4%~54,2%, 공격 효율도 27.6%~45.8%로 매우 준수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인 마테이코(27·197cm)가 9~13득점과 공격 성공률 30%대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음에도 그 부족분을 정윤주가 너끈하게 채워준 것이다.

물론 흥국생명의 1위 질주는 김연경, 정윤주, 피치, 이고은, 신연경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아본단자 감독과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선진 배구인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를 팀에 잘 정착시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장 취약 포지션으로 많은 우려를 했던 '김연경 대각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정윤주의 급성장이 없었다면, 1위 수성이 어려웠을 것이란 점도 분명하다.

지난 시즌엔 '단 1득점'... 올 시즌 벌써 300득점

사실 배구 전문가와 팬 누구도 정윤주가 올 시즌에 이 정도로 대활약을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심지어 아본단자 감독도 지난 2일 언론사 인터뷰에서 "정윤주는 올 시즌 모든 이들에게 가장 좋은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

정윤주가 지난 시즌인 2023-2024시즌에 정규리그 총 4경기에 출전해서 단 1득점만 기록했기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단점이 많아 발전 가능성이 낮고, 방출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정윤주의 올 시즌 폭풍 성장은 비시즌 동안 본인의 독한 의지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시에 '아본단자 사단'이 총력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라는 평가도 많다.

아본단자(55) 감독과 다니엘레(47) 수석 코치는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정윤주를 김연경 대각 아웃사이드 히터로 낙점하고, 비시즌 동안 선진적인 훈련 기법을 동원해 공격과 수비 모두 전면 개조에 나섰다. 정윤주가 구단 유튜브 인터뷰 등에서 다니엘레 코치를 향해 "나의 발리볼 대디(배구에서 아버지 같은 스승)"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다.

경기 코트 안에서는 김연경이 정윤주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정윤주가 경기 도중에도 수시로 김연경에게 달려가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평가와 조언을 구하고, 김연경이 디테일하게 알려주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그러면서 정윤주는 경기를 치를수록 상대 팀 외국인 선수들의 높은 블로킹도 거침없이 뚫어내기도 한다. 빠른 스윙과 강한 파워, 탄력 높은 점프력, 블로킹을 이용한 틀어치기 기술 등이 일취월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격할 때 순간적으로 팔의 스윙에 가속을 붙이면서 박자를 쪼개서 때리기 때문에 공의 파워와 득점 성공률이 더 높아졌다.

심지어 정윤주는 아포짓 포지션으로 전환할 때도 장신 블로킹 앞에서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격 면에서는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특징들을 빠르게 닮아가고 있다.

연봉 거품 최고 대안... '신진 국내 스타 육성' 중요성

정윤주의 성장과 신흥 스타의 탄생은 최근 국내 선수의 '연봉 거품' 논란에도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구단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FA 시장에서 수준급 국내 선수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그런 국내 선수가 소수이기 때문에 치열한 영입 경쟁으로 이어지고, 연봉 거품은 더욱 커진다.

배구계 일각에선 아시아쿼터 선수 확대 등 외국인 선수를 더 늘리는 걸 대안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의 지속적 확대는 국내 스타 도태, 배구 유망주 감소, 대표팀 성적과 V리그 흥행 추락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위험성도 크다.

결국 최상의 대안은 프로 구단들이 외국인 의존증을 내려놓고, 국내 선수 중 수준급의 신흥 스타를 육성하는 것이다. 국내 스타의 공급이 꾸준하게 어어져야 연봉 거품도 줄어들고, 대표팀 성적과 V리그 흥행 토대도 견고해지는 선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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