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농구인생 전환점…홈팬들 응원 인상적”

이두리 기자 2025. 2. 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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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일본인 아시아쿼터
모모나·나츠키 ‘우승 소감’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아산 우리은행 미야사카 모모나(왼쪽)와 스나가와 나츠키 선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스타일·심판 콜 등 일본과 달라
아산 홈경기 전부 생생히 기억
PO 잘 치르고 통합우승 해야죠”

아산 우리은행의 일본인 아시아쿼터 미야사카 모모나(31)와 스나가와 나츠키(30)는 지난 21일 이순신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선수 모두 한국에서 보낸 첫 시즌이자 데뷔 후 첫 우승이다.

여자프로농구(WKBL)에 아시아쿼터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번 시즌, 모모나와 나츠키는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우승이 조기 확정된 직후인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체육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둘은 “첫 우승이라 정말 좋았다”면서도 “플레이오프가 아직 남았기 때문에 좋은 기분을 마무리하고 앞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모나와 나츠키는 지난해 6월 실시된 WKBL 드래프트에서 우리은행의 지명을 받았다. 모모나는 평균 15분59초를 뛰며 3.45득점 2.4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나츠키는 평균 23분51초를 뛰며 6.41득점 2.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우승의 키가 됐다.

일본의 농구는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중요시한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일본 여자 실업농구리그(WJBL)에서 뛴 둘이지만, 새 농구 스타일에 적응하기까지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나츠키의 별명인 ‘키루’는 ‘끊다, 베다’라는 뜻의 일본어 ‘切る’에서 따왔다. 일본에서 빠르게 빈 공간으로 돌파해 슛을 쏴 얻은 별명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에서는 볼을 운반하는 포인트가드로 뛰었다. 나츠키는 “경기할 때 움직이는 리듬과 타이밍, 심판의 콜이 일본과는 달라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모모나도 “한국 농구는 몸싸움도 많고 특히 우리은행은 단비 언니를 중심으로 팀플레이가 중요하다”고 다른 점을 짚었다.

지난여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우리은행은 불안정한 전력으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그렇기에 정규리그 우승은 극적인 성장 드라마였다. 모모나는 “우리은행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이 정도로 힘든 훈련을 한다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웃었다.

나츠키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일본 명문 와세다대학교에서 교육학을 배우며 농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고향인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에서 2년간 근무하며 사회인 농구를 병행했다. 나츠키는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진짜 농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했다.

팀에서 둘을 돌보는 전주원 코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농구 지도는 물론 통역사,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는 코치 이상의 존재다. 이날 인터뷰에도 전 코치가 동석해 통역을 도왔다. 모모나와 나츠키는 “농구 전문가인 전 코치님이 통역까지 하시니까 경기 중에 필요한 부분을 세밀하게 바로바로 전달받을 수 있다”고 엄지를 들었다.

모모나와 나츠키는 지난 한 시즌을 돌아보며 농구 인생의 전환점으로 표현했다. 나츠키는 특별히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으며 “우리은행 홈에서 한 경기는 하나하나 전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제 두 선수는 첫 우승에 이어 첫 통합우승까지 달성하기 위해 다시 달린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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