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축구팀 방남 승인…기금 지원 논란엔 “남북 선수단 모두 응원”

정영교 2026. 5. 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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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5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AWCL ISPE(미얀마)와의 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EPA, 연합뉴스

정부가 북한 여자축구팀 응원단을 꾸린 민간단체에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을 결정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오는 20일 수원에서 경기를 치르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의 남한 방문 승인 절차를 14일 완료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에 대한 남한 방문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입국 인원은 당초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통보한 39명(선수 27명, 스태프 12명)이며, 방남 기간은 17~24일이다.

2025년 11월 15일 미얀마 양곤에서 AWCL ISPE(미얀마)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EPA, 연합뉴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한국을 방문할 때는 통일부 장관의 방문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장관이 발급한 남한 방문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해당 증명서는 ‘출입(입경) 심사’ 과정에서 신분을 확인하는 서류 역할도 한다.

북한 선수단은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참가를 위해 17일 오후 2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북측이 인천공항 심사 과정에서 여권을 제시할 가능성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남북교류협력법을 따르되, 만약 (북한 축구단이) 여권을 제시한다면 실무적 차원에서 사진 대조의 보조 자료로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1일 남북협력기금 관리 심의위원회 심의를 열어 북한 여자클럽 축구팀 응원 지원에 남북협력기금 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북 관계 개선에만 골몰한 나머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대남 단절을 이어가는 현실은 반영하지 않은 조치라는 우려가 나왔다.

북한 기업 ‘내고향’. 연합뉴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일각에서 북한팀 응원 경비를 지원한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남북 간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남북 선수단을 모두 함께 응원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지원금에는) 행정비용도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단체에 지원되는 액수는 3억 원보다 작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원FC 위민 응원까지 기금 집행 명목으로 내세운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고향은 20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의 수원FC 위민과 결승전 티켓을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 해당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또 다른 준결승인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호주 멜버른 시티 FC 경기의 승자와 23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내고향이 준결승전에서 패배할 경우엔 24일 바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 개 민간단체들은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3000여 명 규모의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15일 미얀마 양곤에서 AWCL ISPE(미얀마)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EPA, 연합뉴스

이들 단체는 “우리 응원단은 특정 팀이 아닌 양 팀 모두의 선전을 응원한다”면서 “승패를 떠나 스포츠의 양대 정신인 페어플레이와 평화가 구현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동응원단 구성은 정부의 요청이 아니라 민간단체들이 먼저 추진하고 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AFC가 ‘경기장 내 정치·종교적 메시지 표현 금지’ 등을 안내함에 따라 규정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현수막, 응원수건, 응원막대, 양측 클럽기 등의 응원도구를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보도자료와 같은 공식문서를 작성할 때와 같이 경기 외적으로 국호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북한(조선)’으로 병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간단체 관계자는 “클럽팀 대항전인 점을 감안해 양측 국호는 사용하지 않고 양 팀의 명칭과 선수 이름을 부르면서 응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잘한다 수원, 힘내라 내고향’, ‘힘내라! 우리가 응원하고 있다’, ‘수원FC위민 응원합니다’, ‘내고향여자축구단 반갑습니다’, ‘승리를 넘어서 BEYOND VICTORY’ 등의 응원 문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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