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에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 출신 22명 파견, 방송장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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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 출신 공무원들을 역대 최대 규모로 동원해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방통위에 파견된 사정기관 공무원들은 검사와 수사관 등 모두 22명으로 파악됐으며, 일부는 방통위 파견 이후 승진해 '보은 인사'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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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기자]
▲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 |
ⓒ 이정민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동영 의원(전주병,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3년 6월부터 10월 현재까지 방통위에 파견됐거나 파견 중인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감사원 등 4대 사정기관 소속 공무원들은 모두 2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공영방송 이사회 등을 감독, 감사하는 감사담당관실에는 해당 기간 검찰청 수사관 등 무려 18명의 사정기관 공무원들이 파견돼왔고, 이중 8명은 10월 현재 근무 중인 상태다. 감사원 출신인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이 감사교육원장에서 방통위로 옮겨온 시기도 2023년 6월이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는 정동영의원실 측에 "(감사담당관실에는) 지난 2023년 6월 14일부터 현재까지 파견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이 인사를 기점으로 방통위의 '칼춤'이 시작됐다.
사정기관 인력을 대폭 충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6월 한국교육방송(EBS)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계검사를 시작으로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사무검사, 시청자미디어재단 감사 등을 잇따라 실시했다. 방통위는 방심위 회계검사에서 정연주 당시 방심위원장 등이 업무추진비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고, 이는 정 위원장의 해촉으로 이어졌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MBC 관리감독 소홀 등을 근거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도 해임했으나, 권 이사장은 법원에 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복귀했다.
▲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5.18을 폭도들의 선동에 의해서 일어난 사태라는 글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 것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 유성호 |
정동영 의원은 "1980년대 전두환 군부 정권 시절, MBC에 보안사 등 기관원을 파견해 상주시키면서 매일매일 언론사를 사찰하고, 동향을 보고해왔다"면서 "방통위 감사담당관실 등에 사정기관 공무원들이 대규모 합동수사본부를 차린 것처럼 팀을 꾸려, 방송 장악을 위한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정기관 공무원 대규모 파견은 정부부처 감사실을 모두 사정기관화 할 수 있다는 못된 사례를 만든 것"이라며 "방통위에 파견됐던 검사들은 모두 승진을 한 것도 공교로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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