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아파트 인테리어

Family Home in Wood & Orange

신축 아파트를 가족들의 취향과 생활을 담아 고쳤다. 부부와 세 아이가 함께 할
집은 우드와 화이트의 단정한 마감에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로낭 부홀렉의
오브제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우드와 화이트 배경에 가죽 의자와 식탁 의자, 팬트리 선반 등에 오렌지와 브라운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넉넉한 수납 공간을 갖춘 주방.

40대 후반의 건축주 부부는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건축주가 입주한 뒤 시간이 흘러 집안 곳곳에 손볼 곳이 생겼을 때 리모델링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신만의 취향과 생활방식 등을 반영한 집에서 살고자 하는 수요로 신축이더라도 인테리어를 고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집의 건축주 부부도 세 자녀와 함께 살 취향과 생활이 담긴 집을 만들고자 포이디자인 최한샘 대표에게 인테리어를 요청하게 되었다. 이 아파트의 초기 모습은 대체로 어두운 컬러의 마감과 직부등이 적용돼 있어 건축주가 생각하는 아늑한 집과는 분위기가 다른 공간이었다. 부부는 우드와 화이트의 조합을 원했다. 최 대표는 “건축주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우드와 화이트의 조합하면 으레 떠오르는 ‘모던’이나 ‘젠스타일’보다는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원하셨다”고 전했다. 컨템포러리 스타일은 똑떨어지는 직선과 심플한 형태, 튀지않는 중립적인 컬러의 배경에 한 두개의 포인트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우선 주방 옆 방문의 천장 라인과 팬트리 라인, 거실 벽 라인을 일관되게 정리하여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고 군더더기 없는 배경을 만들었다.

INTERIOR SOURCE

현장 위치 : 경기도 평택시
인테리어 면적 : 111㎡(33.57평)
거주인원 : 5명(부부, 자녀 3)
내부마감재 : 벽 – 한솔 콜렉트월 페이퍼화이트, 레놀릿 필름 세레나오크내추럴, LX하우시스 베스티 / 바닥 – 한솔 특판 마루, 윤현상재 이모션화이트 포세린타일 900x900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ARE 비앙코(현관·공용욕실 베이스), 이모션화이트(주방 바닥), 무티나 아다지오(주방 오브제), 레그노 패턴(안방), 체스보드 화이트(공용욕실 포인트)
수전 등 욕실기기 : 씨트리 샤워·세면 매립수전, 아메리칸 스탠다드 변기, 누오보 세면대, 라우체 피오 수전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인디퍼(material - 한솔 포그그레이, 비엘라브릭, 시에라오크)
거실가구 : HAY 실루엣 3인 소파, BO CONCEPT 이몰라 체어, ROCHE BOBOIS 이블 칵테일 테이블, PAPPELINA 칼 리넨 러그
조명 :플리커프리 다운라이트, T5
현관문 : 레놀릿 마감
중문 : 글라스미사 가네모 도어
방문 : 기존 신축도어 + 레놀릿 필름 (무몰딩 마감)
식탁 제작(상판) : 성지에프앤디
스위치·콘센트 : JUNG 화이트(공용부)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 : 포이디자인 0507-1445-0613
https://blog.naver.com/hanssem0825

존재감이 과하거나 장식성이 있는 가구보다는 공간에 잘 스며드는 가구들을 배치했다. 실링팬도 볼륨이 작은 화이트 컬러로 선택했다.
주방 후드도 화이트로 마감해 깔끔하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병렬로 배치해 편리하다.

실 구성은 안방과 안방 드레스룸, 아이들 방 3개, 공용욕실, 복도, 현관으로 이뤄졌다.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간결하고 연결된 동선을 고려해 실을 나눴다. 여기에 적절한 비율을 계산해 우드 앤 화이트를 전체적으로 적용했다. 자칫 단조롭고 심심해보일 수도 있는 인테리어에 수납장, 의자 등에 오렌지 컬러를 포인트로 줘서 개성을 살렸다. 이를 통해 가족들의 멋진 취향을 담으면서도 편안하고 부담스럽지는 않은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곳곳에는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만한 요소들을 적용했다. 널찍한 대면형 아일랜드는 가족들 간의 소통을 도와준다. 아일랜드를 설계할 때는 걸레받이의 높이까지 고려해 제작했다. 요리나 설거지를 할 때 호스트의 동선이 있는 부분은 걸레받이를 올려서 사용하기 편안하게 만들고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식사 후 식기를 정리하는 게스트의 동선은 짧게 머무르기 때문에, 수납과 심미적인 요소를 담아 만든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사용자의 키에 맞게 병렬로 놓아 허리를 숙이거나 까치발을 들 필요가 없어 좋다. 현관에는 외출 전후 신발을 손쉽게 신고 벗을 수 있도록 벤치를 설치했다.

전실은 투명 유리 중문을 적용해 개방감이 느껴진다.
아치형 게이트를 넘으면 단정하게 마감한 안방 드레스룸이 나온다. 거울, 옷장, 수납장, 조명 등이 모두 한 세트처럼 조화롭다.
인테리어 포인트
로낭 부홀렉의 오브제
이탈리아 타일 브랜드 무티나와 프랑스 디자이너 로낭 부홀렉이 협업한 아다지오 시리즈로 오브제를 만들었다. 이로써 컨템포러리 인테리어가 완성되었다.

포인트가 되는 오렌지 컬러 가구
한솔홈데코가 이탈리아 피에몬테 비엘라 지역의 고품질 양모를 모티브로 개발한 스토리보드 LPM 바디가 적용된 수납장. 오렌지 컬러가 공간에 생기를 준다.

수납까지 누리는 현관 벤치
외출 전후에 짐을 올려두거나 앉아서 신발을 갈아신을 수 있는 벤치를 현관에 적용했다. 하단에는 수납까지 가능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벤치를 둬 생활의 편의성을 높인 현관.

한편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는 늘 건축주에게 선물을 하나씩 한다는 최 대표. 이번 현장에서는 이탈리아 타일 브랜드 무티나 사와 프랑스 산업디자이너 로낭 부홀렉이 협업해 만든 아다지오 시리즈로 오브제를 만들어 선물했다. ‘아주 느리게’ 연주하는 악상 기호인 아다지오에 빗대어 시리즈 이름을 붙였다. 모듈 형식으로 공간의 크기에 알맞게 구성할 수 있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처럼 느껴져 모두가 만족했다. 다만, 해당 자재를 선택했을 때 비행기로 배송이 되어야 해서 자재보다 배송비가 더 많이 나왔다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상부장은 생략하고 화이트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하고 크롬 거울과 수전을 설치한 욕실.

공사 기간 내내 거의 매일을 서울 사무실과 평택을 왕복 120km 이동하며 여행하는 기분으로 현장을 체크하였다는 최 대표는 그만큼 결과물이 잘 나와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최 대표가 전화할 때마다 건축주 아내는 아이의 픽업이나 요리 등 가족과 관계되는 무언가를 늘 하였던 기억이 있다. 인테리어 후에 뭐가 제일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도 딸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딸이 너무 좋아할 것 같다며 가족들의 행복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축주. 새롭게 단장한 집에서의 나날들이 기대된다.


기획_오수현 | 사진_애프터 메모리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0월호 / Vol.308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