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채’ 제일건설, 벌떼입찰 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과징금 97억

공정위, 공정거래법 위반 제일건설 제재
제이제이·제이아이건설, 시공 능력 없어
공동 시공사 선정, 1337→205위로 껑충

제일건설이 총수일가 소유 계열사인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에 일감을 몰아준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제일건설과 계열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96억8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회사별 과징금은 ▲제일건설(48억4500만원) ▲제이제이건설(31억 4800만원) ▲제이아이건설(16억9600만원) 등이다.

제일건설은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 및 건설을 주력사업으로 하면서 이른바 ‘벌떼입찰’을 통해 확보한 공공택지에 ‘풍경채’라는 이름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이들은 그룹 내에서 아파트 시공사업을 단독 수행할 수 있는 신용등급과 시공능력을 갖춘 유일한 건설사였다.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확보한 개발사업 시공권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반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거나 소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수준으로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행할 시공역량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건설은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이 건설실적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자신이 시공권을 보유한 개발사업 7건에서 제이제이건설 또는 제이아이건설을 공동시공사로 선정하고 공동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지원행위를 통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고 주거용 건물 건설업 시장에서 지위를 강화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제이제이건설은 위반기간 동안 시공매출 1574억원, 시공이익 138억원을 획득했다.

제이아이건설은 시공매출 848억원, 시공이익 107억원을 얻었다.

법 위반행위로 거둔 시공매출이 총 시공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제이제이건설 83.3%, 제이아이건설 49.3%에 달했다.

제이제이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상승했다.

또 이번 법 위반행위로 건설실적을 확보해 공공택지 1순위 청약 자격 요건인 3년간 300세대 주택 건설 조건을 손쉽게 충족시켰고, 실제로 각각 공공택지 추첨에 당첨되기도 했다.

한용호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총수일가가 소유한 계열회사에게 합리적 사유 없이 상당한 규모의 아파트 공사 일감을 몰아주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부당지원행위를 제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