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탑승 직전 "이란 가기 싫어!"…"여러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이란 정부 메시지에도→호주 망명 여자축구 선수 7명까지 늘었다

윤준석 기자 2026. 3. 10. 23: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2026 호주 여자아시안컵에 참가했던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 중 호주 망명을 선택한 인원이 기존 5명에서 7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가 선수들에게 "두 팔 벌려 맞이하겠다"며 귀국을 촉구한 가운데, 일부 선수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호주 체류를 선택하면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10일(한국시간)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최소 7명이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초 선수단 13명 가운데 5명이 먼저 망명을 신청해 인도적 비자를 받았지만 이후 최소 2명이 추가로 호주 체류를 선택하면서 망명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ABC'는 특히 추가로 잔류 선택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시드니 공항에서 이란 출국 직전 비행기 탑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선수는 공항에서 결정을 바꾸며 호주에 남기로 했고, 그 결과 망명을 신청한 선수 수가 기존 5명에서 최소 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태는 앞서 선수단 일부가 지난 2일 열린 한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란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란 내에서 강한 비난에 직면하면서 벌어졌다.

이 행동으로 이란 국영 방송에서 '반역자'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낙인이 찍혔고, 일부 보수 성향 인사들은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은 귀국할 경우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망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의 형법은 부패나 반역으로 간주되는 행위에 대해 장기 징역형이나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선수들이 귀국 이후 처벌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호주 정부는 현재 선수들에게 개별적으로 선택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망명을 신청한 5명은 호주 경찰의 보호 아래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이들은 인도적 비자를 받아 호주에서 거주하고 일하며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여기에 더해, 호주 내무장관인 토니 버크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선수단과 접촉한 뒤 상황을 설명하며 "팀의 모든 선수는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내무부 관계자들과 단독으로 만나는 상황에 놓였고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들의 독립성과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버크 장관은 또 선수들이 가족 문제를 고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은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었고 필요한 만큼 시간을 가졌다"며 "우리는 어떤 압박도 가하지 않았고, 대화를 계속하고 싶다면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도록 선택권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선수들에게 귀국을 촉구하고 있다.

카타르 유명 방송국 '알 자지라'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귀국하라"며 "이란은 여러분을 두 팔 벌려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에 전한다. 걱정하지 말라. 이란이 여러분을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다. 집에 돌아오라"고 말했다.

이란 검찰총장실 역시 선수들에게 귀국을 요청하며 "이 선수들은 평화와 신뢰 속에서 조국으로 돌아오도록 초대받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안은 국제 정치적 논쟁으로도 확산된 상황이라 파급력이 상당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밤 호주 정부에 선수 보호를 촉구하며 "그들을 돌려보낸다면 아마 살해될 가능성이 있다. 호주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통화했다며 "총리가 이 민감한 상황을 매우 잘 처리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란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집단 망명 사태는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일부 선수는 호주에 남기로 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귀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귀국 이후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가족이 이란에 남아 있는 선수들도 있어 이들의 향후 결정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 사회는 선수들의 안전과 향후 처우가 어떻게 결정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