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감 잦은 관용차 교체 논란... "제일 비싼 차 아냐"
[충북인뉴스 오옥균]
박진희 도의원(교육위원회)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건영 충북교육감 전용 차량 교체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취임 9개월째에 임차 방식으로 전용차량을 첫 교체하는데, 한 달 임차비가 303만 원으로 전국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전용차 임차비 중 가장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윤 교육감은 문제의 차량을 5개월 사용 후 불편하다는 이유로 부교육감에게 주고 자신은 카니발(7인승) 신차로 또 전용차를 교체했다. 이때 교육감 전용차나 다름없는 의전용 차량(EV9)도 함께 신차로 교체했다. 심지어 이 두 차량을 매입하기 위해 충북교육청은 별도의 예산 수립과 공식 행정절차도 없이 다른 용도로 승인된 예산을 가져다 썼기에 지방재정법 제47조 위반의 의혹도 있다."(박진희 도의원)
윤건영 교육감은 취임 9개월째인 2023년 3월 8일 교육감 전용차량을 G80 전기차로 교체했다. 전임 교육감이 타던 에쿠스가 오래돼 수리가 잦고 그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교체 이유였다.
전국단체장 관용차 중 가장 임차료 비싼 차량
하지만 교체 방식과 비용이 문제다. 다수의 교육청이 교육감 전용차량을 매입(10년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충북교육청의 경우 임차(렌트) 방식을 택했다. 또한 보통은 임기를 고려해 4년 임차를 하는 것과 달리 충북교육청은 2년 임차를 택했다. 그로 인해 박진희 도의원이 지적한 대로 월 임차료가 전국 단체장 관용차 중 가장 비싼 차량이 됐다.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은 "전기차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었고, 전기차는 오래 타면 고장 등 추가 비용이 염려돼 2년 계약만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 기관을 보면 차값이 훨씬 비싼 G90을 관용차로 사용하는데, 계약기간이 상이해 더 싸게 느껴질 뿐"이라며 "제일 비싼 차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호화차량이 아니라는 해명이지만, 결국 더 저렴한 차를 남들보다 비싸게 탄다는 설명밖에 되지 않는다. 계약기간을 4년으로 했다면 월 임차료를 가장 비싸게 낼 이유도 없고, 그에 따라 예산이 더 소요될 이유도 없다.
충북교육청은 2년으로 계약한 이유로 고장 등에 의한 추가비용을 들었지만, 전기차가 사용 3~4년 차에 더 많은 수리 비용이 든다는 근거도 찾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월 수십만 원이나 비싼 임차료의 총합이 수리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경제적 근거는 더더욱 없다.
더욱 큰 문제는 그렇게 임차한 차량조차 2년을 타지 않고, 또 다시 새 차량을 구입했다는 점이다. 박 의원은 "첫 번째 전용차를 교체하고 5개월 후 충북교육감은 월 임차료 303만 원인 자신의 전용차 G80을 뒷좌석이 좁고 충전이 불편하다는 등의 이유로 부교육감에게 주고, 자신은 부교육감이 타던 그랜져HG(운행기간 9년, 16만9146km)를 매각해 카니발(7인승)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또 한 번 전용차를 교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때, 기존 의전용차량(그랜져 HG)을 업무용(직원) 차량으로 용도 변경하고, 업무용(직원) 차량 중 하나였던 말리부(운행기간 10년, 123,798km)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의전용차량(EV9)까지 함께 교체해 윤 교육감이 사용했다. 의전용차량은 외부 손님이 올 때나 의전행사가 있을 때 활용하는 차량이지만 실제로는 기관장의 세컨드카로 쓰이기 때문에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전용차량을 한꺼번에 두 대나 매입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차량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충북교육청이 지방재정법 제47조(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를 위반하고 도의회의 예산 승인권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충북교육청은 카니발을 매입하는 데 4450만 원, EV9을 매입하는데 8100만 원을 집행했다. 그런데 2023년 예산안에는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충북교육청은 교체가 시급한 중형승합차(32인승) 매입 예산(1억 2669만 원)으로 교육감 전용 차량을 구입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교육청은 중형승합차 모델이 단종돼 그 예산을 사용했다고 했지만 이럴 경우 승합차 예산은 불용처리하고, 교육감 전용차량은 새롭게 예산을 편성해 도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예산을 계상할 때는 기존 버스가 노후돼 교체가 시급하다며 의회 승인을 받더니 예산 승인 후에는 전혀 다른 용도의 차량을 구입하는데 그 예산을 쓰고, 정작 교체한다던 중형승합차 교체는 지금껏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통학거리가 멀어 등교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카시트 장착 차량이 없어 원외 체험을 가기 힘든 원아들, 저상버스 도입이 요원해 등하굣길이 고행길인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지원할 예산은 없다면서 정작 교육감은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또 마음에 드는 차량 모델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용차를 수차례 교체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임차료로 빌린 전용차량을 겨우 5개월 타다 부교육감에게 넘기고 다른 용도로 승인된 예산을 사용해 또다시 전용차 등을 바꿔 혈세를 낭비한 윤 교육감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도민 앞에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담당자는 "사실과 다르다. 중형승합차 예산을 전용하기 앞서 도의회에 보고했고, 절차상 원칙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충북인뉴스> 확인 결과 도의회가 이를 승인한 사실이 없었다. 이에 재차 문의하자 교육청 담당자는 "서류상 승인은 없었지만 보고는 했다"고 말했다. 담당자는 또 "당시 담당자가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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