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때문에 뮌헨 망해" 잘하는데 또또 '억까'..."KIM 수비 너무 공격적"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는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 걸까.
벤치 자원으로 머물렀던 지난 시즌과 달리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민재를 향해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팀이 망할 거라는 저주에 가까운 비판이 나왔다. 주전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의 단점을 김민재가 상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비판이 평소 김민재의 경기력과 상관없이 꾸준히 김민재를 낮게 평가하던 독일 매체들이 아닌, 미국 한 방송사에서 축구 패널로 활동하는 인물로부터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심지어 이 비판을 한 인물은 현역 시절 유럽의 빅리그가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만 커리어를 보냈던 사람이다.
독일 매체 'TZ'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가 비판을 받고 있다"며 "한 TV 전문가는 미국의 스포츠 쇼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과감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바이엘 레버쿠젠, 애스턴 빌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연달아 무승부를 기록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의 공격적인 전략이 환호를 이끌어내지만 수비에서는 가끔 약점이 보인다"고 했다.
'TZ'가 말한 미국의 스포츠 쇼는 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방송사 'CBS 스포츠'였다. 과거 아스널과 바르셀로나 등에서 뛰었던 프랑스의 전설 티에리 앙리가 축구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방송사다.
'TZ'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를 지적한 인물은 과거 MLS에서 뛰었던 미카엘 라후드다. 1986년생 라후드는 시에라리온 출신으로,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줄곧 MLS 내 팀들만 전전했다. 지난 2019년 산 안토니오 FC에서 한 시즌간 뛴 걸 끝으로 프로 커리어는 끝났다.
자신을 찾는 팀이 없어지자 33세의 나이로 사실상 현역에서 은퇴한 라후드는 현재 'CBS 스포츠'에서 축구 패널로 활동하는 모양이다. 라후드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 특히 이번 시즌 주전 센터백으로 출전하고 있는 김민재를 지적했다.
라후드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 두 선수들이 함께 나서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조합이 나쁜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민재를 두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스타일을 유지하지 말고 조금 더 보수적으로 행동하면서 우파메카노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우파메카노를) 진정시키는 요소이자 힘이 되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높은 위치에서 상대 공격을 적극적으로 끊어내는 것보다 파트너의 스타일을 고려해 안정적인 수비를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파메카노에 대해서는 "수비진의 다른 선수들과 더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수비라인의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경기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지어 다후드는 "바이에른 뮌헨은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비했던 방식을 유지한다면 망할 것"이라며 콤파니 감독이 지금처럼 공격적인 형태로 수비를 한다면 결국 바이에른 뮌헨이 망조로 접어들 거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센터백들이다. 튀어나가는 수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예측 수비와 적극적인 경합을 통해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 공격을 끊어내는 데 능하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물론 뒷공간을 노출한다는 위험이 있기는 하나,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그 스타일을 높게 평가받아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뮌헨에 입성한 선수들이다.
게다가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 우파메카노와 같은 유형의 센터백들을 선호한다. 팀이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띄기를 원하기 때문에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처럼 높은 위치에서 공을 탈취하고 곧바로 역습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센터백을 기용하는 것이다. 두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리스크가 있다고는 하나 콤파니 감독이 당장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이유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개막전에서도 김민재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큰 실책을 범했음에도 김민재를 감싸면서 지금까지도 그를 주전 센터백으로 쓰고 있다. 콤파니 감독이 전술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이상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모두 지금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다후드의 우려와 달리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은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반에는 흔들렸지만, 두 선수들이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최근 경기에서 실점으로 인한 무승부가 많다는 걸 부정하기는 힘드나 실점 장면을 보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벤치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던 두 선수를 향한 평가가 바뀌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지난달 28일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위기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뱅상 콤파니 감독 아래에서 좋아지고 있다"면서 지난 시즌 부진했던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이번 시즌을 통해 완벽하게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로 이어지는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센터백 조합이 개막전에서 말썽을 일으켰고, 그 문제가 시즌 내내 지속될까 걱정됐지만 결국 두 선수들은 크게 발전했다며 박수를 쳤다.
김민재의 경기력이 나아지면서 몇 개의 특정 매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지 언론들이 김민재를 칭찬하고 있다. 우파메카노도 마찬가지다. 바이에른 뮌헨이 선수 시절 커리어가 그다지 좋지도 않고, 전문성이 확인되지도 않은 다후드의 조언을 듣지 않을 만한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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