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예고 당일" 야탑역 일대 긴장감…작성자는 오리무중
익명의 작성자가 온라인상에서 '경기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고 예고한 당일인 23일이 됐지만 게시글 작성자의 신원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시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자 경찰은 야탑역 일대에 100명이 넘는 경력과 함께 장갑차까지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범행 날짜로 예고된 이날 오후 현재 야탑역 역사와 인근 먹자골목 등에는 기동순찰대 2개 팀 10여명, 기동대 20여명과 순찰차 등이 배치돼 있다. 오후 2시부터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장갑차도 배치했다. 범행 예고 시각인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이보다 80여명 늘어난 120명가량을 현장에 투입해 1시간 동안 집중 순찰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해당 글이 올라온 다음 날인 지난 19일부터 현장에 매일 수십 명의 경비 인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 착수 엿새째인 이날까지 작성자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아 인력 낭비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분당 지역 주민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에는 이날 오전부터 '야탑역 살인 예고일'이라고 상기하며 주의하자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가족이 대중교통 타고 출근하는데 너무 신경 쓰인다"고 호소했다. 다른 네티즌도 "(흉기 난동 글 작성자는) 시민들 불안감은 어떻게 책임질 건지"라며 "거의 일주일 동안 경찰이 배치되고 몇 명을 피곤하게 하는 것이냐"고 답답해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작성자를 검거하기 위한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최근 발부받아 집행했다. 이를 토대로 작성자가 게시글을 올린 온라인 커뮤니티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는 소개란에 "IP 추적과 신상 특정의 우려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라는 설명을 내걸고 있다. 게다가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게시글을 올릴 수 있어 회원 정보만으로 수사 범위를 좁히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IP 추적 외에도 관련된 수사 기법을 동원해 수사 범위를 좁히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추적을 받는 작성자는 지난 18일 오후 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야탑역 인근에 사는 자신의 친구들과 그들의 지인에게 흉기를 휘두르겠다고 한 뒤 네티즌들이 댓글로 비판하자 "불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의 순찰과 수사가 이뤄지고 있던 이튿날 오후 4시쯤에는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차도 오고 나 참 찾으려고 노력하네. 열심히 찾아봐라 지금 야탑이니"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경찰은 추적 중인 작성자를 검거하는 대로 추가 게시글의 작성자와 동일인인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유관 기관에 요청해 두 게시글을 삭제 조처한 상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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