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추격’에 안보 흔들리는데…과실 나누며 한가한 韓 [Focus 인사이드]

2026. 7. 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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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는 온통 반도체 이야기다.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이익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등. 물론 모두 필요한 논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을 놓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앞으로도 지켜낼 수 있는가.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60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서 올해 5월 경상수지를 386억 1000만달러(약 58조 6000억원) 흑자로 집계했다. 연합


중국은 반도체와 공급망 전반을 국가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그 추격 속도는 매우 빠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DRAM은 약 2~3년, NAND는 곧 격차가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5년 이상의 격차를 생각했다.

우리가 반도체 산업 성과의 활용을 논의하는 동안 중국은 기술에 투자하고,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반도체 공급망 기업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바탕으로 한국에 공장을 짓고, 한국 공급망에 진출할 계획도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다.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 전체의 생존이 걸린 사안으로 바라봐야 한다.

중국 기업들이 보조금을 무기로 저가 공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곳은 삼성과 하이닉스가 아니라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받치고 있는 중소 공급망 기업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동부 상하이( 上海) 푸둥신구(浦东新区)의 장장 하이테크(张江高科) 895 인큐베이터의 반도체 시험 서비스 플랫폼 내 테스트 작업장에서 한 직원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장장 하이테크 895 인큐베이터는 2015년 만들어진 전문 창업 지원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1600개 이상의 혁신 기업을 육성하면서 고성능 컴퓨팅(HPC) 칩, 대규모 시스템온칩(SoC), 메모리 반도체, 센서 칩, 혼합신호(Mixed-Signal) 칩 등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신화=연합


우리는 이미 유사한 경험을 했다. 한때 대한민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구미와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던 파주 역시 산업 경쟁력 약화와 함께 지역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에는 영원한 승자가 없다.

우리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제도적으로 안정된 미국조차 반도체 공급망 조사에서 특정 국가의 비시장적 행위가 자국 공급망을 흔드는 것 자체를 국가안보 문제로 공식 규정했다. 유럽연합 역시 반도체법과 역외보조금 규정을 통해 사실상 같은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지금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현실을 충분히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오늘날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와 로봇, 우주항공 등 방위산업과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국가전략산업이다. 이것이 경제안보이다. 이제 국가는 총과 미사일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지금은 반도체 산업의 과실을 논할 때가 아니라 지켜야 할 때이다. 이마저 경쟁력을 잃는다면 무엇으로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만들고, 무엇으로 국방을 유지하며, 무엇으로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반도체 성과의 적절한 활용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것에 전제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대한 시장 보호와 이에 필요한 지원,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규제와 제도 개선, 법률적 지원 등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와 기술개발, 기술보호, 인재양성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6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국제공급망박람회(CISCE)에서 관람객이 SK하이닉스의 전시 부스의 로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


반도체를 지키는 것은 특정 산업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가안보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넘어 국가안보와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에 답해야 할 때다.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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