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틀릴까" 초박빙 미국 대선에 여론조사 정확도 관심↑
트럼프 과소평가 문제 해결책 찾으며 대응 나서
해리스-트럼프 여론조사서 오차범위 내 격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실제 결과를 관측하지 못한 여론조사에 비판이 쏟아진 적 있어 올해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정확도를 갖출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요 매체들은 최근 여론조사 업체들이 지난 대선 등을 겪으며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관련 기사의 제목으로 '올해 여론조사가 또다시 틀릴까'라고 달아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현했다.
미 언론이 이렇듯 여론조사의 정확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앞선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를 빗나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선거인단 여론조사 결과를, 2020년에는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반대로 예측해 혼란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두 후보가 접전을 펼쳤는데, 여론조사 업체가 간과한 요인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추후에 나왔다.
NYT가 미국 내에서 이뤄지는 1000여개의 여론조사 평균을 조사한 결과 1988~2020년 전국 평균은 2.3%포인트의 오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단위 여론조사의 경우 2000년 이후 평균 3.1%포인트의 오차가 발생했다. 2016년과 2020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여론조사 업체들은 두차례 대선에서 조사가 대선 결과와 크게 빗나가는 상황을 겪은 뒤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업체들은 여론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을 과소평가한 문제를 발견해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유권자 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점을 감안해 유권자의 교육 수준을 반영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다수가 여론조사를 믿지 않아 정확하게 답하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해 변화를 모색했다. 백인, 노년층 유권자 비율 등이 과소평가되면서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대평가되는 상황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여론조사 업체들은 유선 전화와 휴대전화를 통한 설문조사 방식 외에도 온라인이나 실시간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 중이다. 여론조사 응답자 비율도 유권자의 인구 통계적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학자인 존 크로스닉 스탠퍼드대 교수는 증명되지 않은 새로운 온라인 샘플링 방식이 활용되고 있는데 대해 "더 큰 재앙으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코트니 케네디 팀장은 "여론조사 업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오류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이 사태를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사실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X가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의 투표 의향 유권자 1244명을 상대로 실시해 23일 공개한 대선 여론조사(오차범위 ±2.5% 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대 49%로 해리스 부통령에 앞섰다. 이 기관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 포인트 차로 앞선 바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276명을 확보해 해리스 부통령(262명)을 제치고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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