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 논란 끌어안고 대박…'피식대학 코스' 따라 여행가볼까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경북 영양군을 비하하는 발언이 담긴 영상 콘텐트로 물의를 빚은 지도 어느덧 넉 달여가 지났다. 비하 논란과 영양군의 항의, 콘텐트 삭제, 피식대학의 공식 사과까지 이어지면서 비하 논란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피식대학 채널에 오도창 경북 영양군수가 깜짝 등장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오 군수는 영상에서 “피식대학이 영양군 발전과 홍보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영양지역 관광 명소와 대표 축제인 ‘영양고추페스티벌’ 홍보를 제안 드린다”고 본격적인 협업 사실을 밝혔다.
2주간 올린 영양군 관광명소
그렇게 피식대학은 2주에 걸쳐 영양군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콘텐트를 매일 올렸다. 피식대학 출연진인 코미디언 김민수·이용주·정재형은 농가를 찾아 고추 따기 일손을 보탰다. 지난달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양고추 핫페스티벌’에서 영양군 홍보대사 위촉패도 받았다. 피식대학 홍보에 힘입어 이번 축제에 15만여 명이 방문했고 농·특산품 현장 판매 30억여원 등 300억원 이상의 홍보·경제유발 효과를 본 것으로 영양군은 분석했다.
피식대학은 대표 콘텐트인 ‘한사랑산악회’ 회원이 영양 두들마을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자작나무숲·반딧불이천문대·영양생태공원사업소야영장·수하계곡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한사랑산악회’ 영상은 77만회, 캠핑장을 찾은 ‘신도시아재들’ 영상은 조회수 54만회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두들마을·수하계곡 등 관심모아
가장 먼저 소개된 두들마을은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1640년 석계 이시명 선생이 병자호란을 피해 들어와 개척한 이후 그의 후손인 재령 이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다. 마을에는 석계 선생이 살았던 석계고택과 석계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쳤던 석천서당 등 전통가옥 30여 채가 있다. 한글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쓴 정부인 장씨를 기리는 안동 장씨 유적비, 소설가 이문열이 세운 광산문학연구소 등이 있다.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자작나무숲도 유명하다. 죽파리는 면적이 축구장 40개에 해당하는 30.6㏊에 달하며, 수령 30년생 자작나무 약 12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인제 자작나무숲보다 3배나 넓은 국내 최대 규모다. 사람 발길이 끊긴 채 30년간 모습을 숨겨왔다가 2019년 일반에 공개됐다.
영양반딧불이천문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시민천문대다.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 특구 내에 위치한 영양반딧불이천문대는 여름철 밤하늘의 별과 함께 자연에 서식하고 있는 반딧불이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천체관측장소다.
수비면 수하리 수하계곡은 북쪽 울진 장수포천을 따라 흘러내려 태백산맥 남쪽의 일월산과 울련산·금장산 등에 둘러싸인 천혜의 계곡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영천약수, 청소년 수련마을, 송방 자연휴양림 같은 시설이 있으며 울진 왕피리로 내려가면 ‘왕피천’으로 이름이 달라진다. 울진 성류굴을 지나 망양정 앞에 이르러서는 동해바다로 흘러든다.
영양군 “지역홍보 새 장 열 것”
한편 앞서 피식대학은 지난 5월 11일 올린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으유예’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현지 마트에서 산 블루베리젤리를 두고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고 노인 세대를 깎아내리는 등 내내 비하 발언을 했다.
영양=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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