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선점하자" 필리핀 달려간 이재용…'전자산업의 쌀' 뭐길래

박해리 2024. 10. 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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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자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 해외 생산거점을 찾아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뒤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봤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른 기회를 적극적으로 선점하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이후 현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데 필수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 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기에 스마트폰·전기차 등에서 MLCC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 회장이 방문한 필리핀 생산법인은 1997년에 설립돼 2000년부터 전자통신(IT)용 MLCC·인덕터 등을 생산해왔다. 삼성전기는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했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필리핀을 부산·톈진(중국)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했다. 부산이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거점이라면, 중국과 필리핀은 정보기술(IT)·전장(전기전자 장비) 관련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톈진·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2020년에는 부산 사업장을 방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라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라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 회장은 MLCC를 비롯해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2016년 ‘디지털 콕핏’(계기판)과 카 오디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 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집결해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경영자들과 직접 만나며 차량용 반도체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전장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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