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방치’ 양재웅 “사망 본질은 ‘비만 치료제’ 중독”

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복통 등을 호소하는 30대 여성 환자를 방치해 사망하게 했다며 논란에 휩싸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이 해당 사고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본질은 펜터민(비만 치료제) 중독”이라고 해명했다.

양재웅은 19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환자가 사망한 일에 대해) 병원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 다만 언론에 과장되게 표현되는 것처럼 치료진이 의도적으로 환자를 방치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5월 펜터민 등 비만 치료제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양재웅이 경기 부천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17일 만에 사망했다. 사인은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된다. 유족은 “A씨가 사망 전날 배가 아프다고 했으나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격리되고 강박당했다”라며 의료진 6명을 형사 고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양재웅은 “병원장으로서 봤을 때 ‘방치’라는 표현은 의료진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데도 환자를 게으르게 돌봤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A씨를 입원 초기부터 격리하고 지난 5월 24일과 27일 두 차례 강박한 것에 대해서는 “자해 위험 때문에 불가피했다. (A씨 사망 직전) 의료진이 옆에서 정성스럽게 간호했다”라고 말했다.

양재웅은 “사망 사건의 본질적 문제는 격리나 강박이 아니라 펜터민 중독 위험성이다. 다른 중독도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입원 환자를 담당하지 않고 외래 진료만 맡았으며 A씨의 주치의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신과는 다른 어느 과보다 의사와 환자 간 라포(친밀도)가 중요하다. 주치의와 진료가 시작되면 다른 의사가 쉽게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A씨 사망 직전 의료진이 벌인 심폐소생술(CPR)이 미숙해 보인다는 지적에 양재웅은 “내과 과장이 1년에 한 번씩 병동 치료진을 대상으로 응급 상황에서의 CPR과 제세동기 사용 등을 교육해왔지만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대처가 미숙했던 것 같다. 교육을 더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양재웅은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하트 시그널’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논란이 불거진 뒤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9월로 예정돼 있던 걸 그룹 EXID 멤버 하니(안희연)와 결혼식도 미뤘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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