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는 주사’ 처방액 1600억 육박…정부, 성장호르몬제 관리 강화

박종서 2026. 9. 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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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병역판정검사가 시작된 지난 1월 15일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병역판정 대상자들이 키를 재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의 키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성장호르몬제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자 정부가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처방액이 4년 만에 2배 넘게 늘고 중대 부작용 보고와 온라인 불법 광고도 급증하면서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이달부터 소마트로핀 성분 성장호르몬제 8개 사 21개 품목에 위해성관리계획(RMP)을 적용한다. 제약사는 환자용 사용설명서와 의료전문가용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이상 사례 수집·분석 결과를 정기적으로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성장호르몬제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등에 따른 소아 성장부전과 특발성 저신장증 환아의 성장장애 치료를 위해 허가된 전문의약품이다. 최근 이른바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지며 사용이 늘자 오남용 우려도 커졌다.


처방액 4년 만에 167%↑…중대 부작용도 급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2020년 89만5011건에서 2024년 162만1154건으로 8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처방액은 596억8100만원에서 1592억5400만원으로 166.8% 늘었다.

부작용 보고도 증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4년 성장호르몬 주사제 관련 부작용은 1809건으로, 이 가운데 중대 부작용은 165건이었다. 중대 부작용은 2020년 9건에서 18배 이상 늘었다. 폐렴과 충수염, 발열, 상태 악화 등이 보고됐다.

성장호르몬 관련 의약품의 온라인 불법판매·알선 광고 적발 건수도 2021년 2건에서 올해 8월 기준 111건으로 급증했다.

식약처는 성장호르몬제가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투여하는 자가주사제인 만큼 올바른 투여·보관 방법과 이상 사례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할 방침이다.


키 작다고 모두 치료 대상 아냐

성장호르몬 치료는 단순히 또래보다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받는 치료가 아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학적 저신장은 같은 연령·성별 집단에서 키가 3백분위수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다만 현재 키가 작더라도 정상적인 성장 속도를 유지하거나 가족성 저신장, 체질성 성장지연에 해당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 대상에는 성장호르몬 결핍증과 터너증후군, 프래더-윌리증후군, 누난증후군, 만성 신부전, 특발성 저신장증 등이 있다. 현재 키뿐 아니라 성장 속도와 혈액검사, 골 연령 등을 종합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한다.

안문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는 치료가 필요한 경우 분명한 효과가 보고돼 있지만 질환이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최종 성인 키 성장을 보장하는 치료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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