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록 갱신한 이 대통령 기자회견, 다음에는 후속질문도 가능할까요?

이경태 2026. 1. 22. 06: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取중眞담] 질의응답 중 이어진 머릿속 질문들... 대통령 생각 더 입체적으로 들을 방법 없을까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6.1.21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또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약 2시간 53분 간 진행됐고 총 25개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이 대통령은 작년 7월 취임 30일 기자회견 땐 약 2시간 4분 간 15개의 질문을, 작년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땐 약 2시간 34분 간 22개의 질문을 소화했습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회견에 대해 "적어도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라고도 평했습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은 기자 수는 일부입니다. 사전 추첨한 번호에 따라 회견장에 앉은 내신 기자 수만 123명입니다. 이날 질문 기회를 얻었던 외신 3곳과 사전 녹화한 영상으로 질문했던 경제·문화 전문 유튜버 2곳을 제외하면 내신 기자 중 103명이 질문하지 못한 셈입니다.

저는 다행히 운이 좋은 편에 속했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을 위한 송전선로 및 변전소 설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를 질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질문이 적확하지 않았던 탓인지 기대했던 것과 달리 구체적인 설득 방안이나 대책보다는 향후 정책 방향성에 대한 답변을 듣게 됐습니다. 대통령도 "미리 말씀드린 부분이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이 광역 행정통합 관련 답변을 내놓던 중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및 용수 문제를 거론했는데, 여기에 착안해 '후속질문'으로 던진 내용이라 상세한 답을 듣지 못한 것이 더 아쉬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기자들도 주고 받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후속질문을 하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효율적 진행을 위해 질의응답 분야를 나누고 하나의 정책 및 현안에 대해 하나의 질의응답만 나누는 현 방식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여러 개의 후속질문을 할 기회가 있었다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생각을 보다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국민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됐을 테니 말입니다.

부동산 세제개편 후순위라면 금투세 재도입 주장엔 어떤 입장?

제가 여타 다른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더 듣고 싶었던, 그래서 하고 싶었던 후속질문들을 꼽아봤습니다.

① "세금은 국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인데 다른 정책 목표에 전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지막 수단인 게 좋지 않겠나."
대통령이 부동산 대책 관련 질문에 한 답변입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세·양도세 누진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거론한 만큼, 관심을 모았던 대목입니다. 저는 이 답변에서 "세금은 재정 확보 수단"이란 부분에 이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신년사에서 불평등과 격차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시범사업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이나 어제(20일)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취약계층 생리대 무상공급도 그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지적하신 바도 있습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좌초됐던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등을 격차 해소 정책을 위한 재정 마련 차원에서 이제는 검토할 때가 됐다고 보진 않으십니까."

② "남북 관계는 참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금도 이제 무인기 침투 문제 때문에 좀 소란스럽다. 북측에서는 정권이 교체됐는데도 이 무인기가 또 날아왔더라. 말로는 뭐 대화, 소통, 협력, 평화, 안정 얘기하면서 민간인 시켜서 몰래 또는 아니면 직접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의심도 들었을 테고..."

대통령이 대북 정책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질문에 한 답변 일부입니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때도 민간인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에 대해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배후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에 따라 꽉 닫혀 있던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를 추가로 듣고 싶었습니다.

"북측이 작년 9월 첫 민간인 침투 적발 때 공개적으로 문제삼지 않다가 이번 사건과 함께 발표한 이유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북측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직접 유감 표명 등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통일부 일각에서는 '우리 측 대응에 따라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 재개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도 듣고 싶습니다."

국민주권정부 다운 공론화 방안은?

③ "쉽지 않다. 잘 안 된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이거 다 정치인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이번이 기회인 것 같다. 이번에 시도지사들이 다 뽑히면 통합하려고 하겠나. 안 하고 싶지."

충남·대전, 전남·광주 등 광역 행정통합 관련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 중 일부입니다. 대통령은 통합 성사를 위한 재정 지원 및 권한 이양 등의 유인책을 설명하면서 가장 큰 장애물을 '정치적 이해관계'로 꼽았습니다. 특히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새로 선출된 단체장들의 이해관계 탓에 통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그래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도 곁들였습니다.

하지만 주민투표나 충분한 공론화 없이 정부 주도로 빠르게 추진된 통합은 실패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마산·창원·진해 통합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됩니다. 이런 가운데,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9일 전남·광주 통합 관련 첫 도민 설명회에서 '주민투표 생략은 대통령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도 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점을 묻고 싶었습니다.

"현 시점이 광역 행정통합에 대한 추진동력을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적기임을 이해하지만 너무 빠르다는 평도 있습니다. 특히 주민 수용성이 낮은 통합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방 의회 의결보다는 주민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④ "저는 원전 문제가 너무 정치 의제화됐다는 생각을 한다.(중략)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또 최종 결정은 남아 있으니 공론화도 거치고 의견 수렴도 하고 논쟁도 하고 열어놓고 하자, 그런 (취지의) 말이었다."

대통령이 이날 신규 원전 건설 문제 관련 질문에 한 답변입니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때도 기후환경에너지부에 "지금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전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 아니냐"며 '국민 여론 수렴'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주권정부다운 공론화 방안을 추가로 묻고 싶었습니다.

"대통령은 빠르게, 신속하게란 표현을 많이 쓰십니다. 그만큼 행정에 있어서 속도를 중시하시는 듯 합니다. 신속한 행정이 국민께 높은 효능감을 줄 순 있지만, 숙의나 공론화와는 상충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대통령께서 작년 11월 6대 분야 개혁과 관련 "개혁 과정 전반에 대한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숙의 과정을 최대한 공개해 나가겠다"고 하신 바도 있습니다. 관련해 국민주권정부다운 공론화, 거버넌스 과정을 어떻게 고민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질문이 곧 국민들의 질문"
 시민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2년 차 국정 구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사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인터뷰 같은 후속질문이 계속 이어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특정 영역에서만 계속 질의응답이 이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겠지요.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을 마치면서 "여러분들의 질문이 곧 우리 국민들께서 가지시는 의문이거나 질문일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좀 많이 말씀드리려고 했지만 그러지는 못한 것 같다. 가능하면 자주 뵙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쓴 기사입니다. 다음 기자회견 때는 후속질문도 가능하게 한번 머리를 맞대보면 어떨까요.

[관련기사]
이 대통령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미 결정, 제가 뒤집을 수 없다" https://omn.kr/2gruj
이 대통령 "세금으로 집값 안정, 깊이 고려하지 않아" https://omn.kr/2grr7
"남북관계 참 어려운데, 무인기 침투는 꽤 엄중한 사안" https://omn.kr/2grtb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