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디드 경기 전후 "뭐라도 해보자" 비 온 뒤 단단해진 김도영 [IS 피플]
배중현 2024. 10. 25. 05:08
지난 20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날씨가 신경 쓰였다. KS 1차전이 예정된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적지 않은 비가 예보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날씨가) 완벽한 날에 KS 개막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곱씹었다.
KS 1차전은 우천 탓에 66분 지연 개시했다. 1회 초 수비를 해야 하는 KIA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다 더그아웃으로 발을 돌렸다. 김도영의 마음도 뒤숭숭했다. 김도영은 6회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되기 전까지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타격 타이밍이 계속 빨랐다. 그뿐만 아니라 KIA 타자들은 삼성 선발 원태인(5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김도영은 "날씨 영향을 선수들이 받지 않을까 싶어서 비만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니다 다를까 (비가 와서) 선수들의 폼이 안 좋았던 거 같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라운드가 물을 머금으면서 타구 바운드도 불규칙했다. 빠른 타구를 처리해야 하는 3루수 김도영에겐 신경 쓸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던 셈이다. 시리즈 전 '뛰는 야구'를 선언했으나 이마저도 그라운드 상황이 뒷받침하지 않았다.
KS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는 22일 재개하지 못했다. 궂은 날씨와 그라운드 사정으로 하루 더 미뤄졌는데 화창하게 갠 23일 김도영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한결 가벼운 수비 몸놀림으로 까다로운 여러 타구를 막아냈다. 압권은 역시 공격.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3-1로 앞선 7회 말 2사 2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 열린 KS 2차전 2회 말에는 데뷔 첫 KS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삼성 왼손 투수 이승민의 142㎞/h 직구를 우월 비거리 115m 장타로 연결했다.
김도영은 지난 4월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을 시작으로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을 해냈다. 올해 유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그는 KS 2차전을 마친 뒤 "(KS 첫 두 경기를 소화해 보니) 확실히 프로 선수가 됐다고 느낀다"라며 "(어렸을 때는) 만약 내가 (꿈의 무대를) 뛴다고 상상하면 몸이 하나도 안 움직일 거로 생각했는데 막상 뛰어보니 마음이 편하더라. KS를 더 많이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우천으로 인한 서스펜디드 경기는 '가을 전환점'이었다. 김도영은 "아무것도 못 하고 지는 건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했다. 뭐라도 해보고 후회 없이 지자는 생각으로 마인드를 바꿔 야구장에 나왔다"라며 "날씨가 좋았고, 완벽한 날이었다"라고 흡족해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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