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리야르의 개념을 빌려 풍경화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전시가 열렸다. 김윤신・김창억・홍순명・스콧 칸 4인전 '숭고한 시뮬라크라'를 개최한다. 풍경화는 지각의 새로운 양식을 향해 열린 변곡점이다. 김윤신, 김창억, 홍순명, 스콧 칸의 작품을 불러 모은 이번 전시는 풍경화의 잠재력, 즉 이미지가 자연환경에 대한 경험을 매개하는 변화된 방식에 주목한다.
이미지의 궁극적인 실체를 최초로 파고든 플라톤에 의하면, 재현은 두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하나는 진실된 재현이고, 다른 하나는 거짓된 닮음이다. 보드리야르의 저서 '시뮬라시옹'은 플라톤의 이론을 확장하여 원본을 참조하지 않는 모방으로서의 시뮬라크럼 개념을 창안했다.
포스트모던 예술 담론에서 시뮬라크라는 주로 실증적인 경험에 의거하지 않은 재현의 재현으로, 실재와 상상 사이의 경계를 흐리기에 이른다. 대체로 객관적 현실과 주관적 재현을 근본적으로 구별할 수 없다고 전제하는 포스트모던 사유에서는 실재를 매개하는 시뮬라크라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재현이 너무도 생생하여 그 자체로 현실 혹은 초현실을 탄생시켜 실재의 헤게모니를 파괴하고, 지각과 믿음 사이의 인지적 연결을 재정립하기에 이를 때 시뮬라크라가 절정에 이른다.
이번 전시는 시뮬라크라에 달라붙은 부정적 내포를 끊어내고, 이 개념을 보다 넓게 해석하여 미술이 풍경에 개입하는 방식을 살피고자 한다. 유기적 추상, 기하학적 구상,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의 시각 언어를 가로지르는 출품작은 각 작가의 개념적 입장과 제작 과정에 따라 이미지와 그것이 재현하는 현실이 맺는 다양한 관계의 양상을 펼쳐 보인다. 풍경화라는 렌즈를 통해 시뮬라크라의 변증법을 재고함으로써 이 전시는 형언할 수 없는 것의 묘사를 진정성의 원숙한 표현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 용산 리만머핀
🗓️ 25.01.22 ~ 25.03.15
✔️ 무료
'숭고한 시뮬라크라'의 풍경화, 자연을 재해석하는 4인 작가 전시회
조회 992025. 3. 13.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