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이징현대에 '긴급 수혈'...中 합작사에 1.6조 투자
단기적으로 자본안정성 유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등 신기술 및 신제품에 투자
중국 시장에서 위상이 급격히 위축된 현대차가 베이징자동차에 대한 긴급 수혈에 나섰다. 또 이를 토대로 중장기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2일 현대차가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함께 두 회사가 설립한 베이징현대에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날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대차와 BAIC는 양사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달러씩 모두 10억96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BAIC는 이 자금을 활용해 단기적으로는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등 신기술 및 신제품에 투자해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비록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가 판매량이 감소하고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같은 경쟁사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 거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이 없어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한 때 중국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의 차를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높았다. 하지만 사드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판매가 급감했다.
2016년 중국 판매량이 114만대에 달하던 현대차는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 왔다.
중국 사업 재조정에 나선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가운데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초 충칭 공장까지 처분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4만9000대로 정점이었던 2016년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13만7300대를 판매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전기차로의 급속한 전환과 BYD 등이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수년간 이어진 현대차와 기아의 부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