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한 질환일수록 조기 발견하는 경우 생존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고령화 시대에 정기적이고 올바른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속든든내과의원 이정민 원장을 만나 건강검진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바쁘다는 이유로 건강검진을 미루는 분이 적지 않다. 현대인에게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짚어준다면?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만성질환이나 암 등을 조기에 찾아내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치료 비용도 줄어든다.
실제로 건강검진으로 질환을 조기 발견한 사례가 많은지 궁금하다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또 우리 병원만 하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암 같은 위중한 병도 1년에 5~10명 발견한다. 실제 환자 중 당뇨로 약을 복용하던 중 혈당 조절이 잘 안 돼 복부초음파를 권했다가 췌장암을 발견했다. 이처럼 복통 등의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 발견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령대별로 꼭 받아야 하는 검진 항목이 있나?
20~30대는 아직 건강을 염려하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전 단계 등 생활 습관과 관련된 질환과 함께 간 기능을 체크해 볼 것을 권한다. 따라서 기본 건강검진으로 혈압과 혈액, 소변, 흉부 엑스레이 등의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0~50대에는 만성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로, 특히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증가하고 위암, 대장암 등의 소화기계 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기본 검진과 함께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와 필요 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60대 이상의 노년기에는 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뇌 MRI·MRA 검사와 골다공증 검사, 백내장·녹내장 등 안과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중년 남성이라면 꼭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 항목을 추천해 달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만성질환과 관련한 검진 항목을 비롯해 위·대장내시경 검사, 그리고 PSA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전립선암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아울러, 50대 이상 흡연자라면 저선량 CT로 폐암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무분별한 건강검진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들었다
병원의 권유로 불필요한 검사를 추가로 하는 경우가 있다. 고가의 CT를 무조건 진행하면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특히 복부 CT는 1회 촬영 시 유효선량이 6mSv인데, 사람이 1년에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평균 2mSv이다. 따라서 이런 검사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진행해야 한다.
건강검진을 받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건강검진 전 미흡한 준비는 결과의 정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가장 흔하게 지키지 않는 것이 ‘금식’이다.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간, 신장 검사 등의 혈액검사는 식사 유무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식을 해야 한다. 특히 대장내시경을 할 경우에는 장 청소가 잘되어야 정확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3일 전부터는 씨가 있는 과일이나 김치, 나물 등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이 외에도 건강검진을 받기 2~3일 전부터는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전날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기름진 음식, 카페인등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검진 전 복용하지 말아야 할 약물이 있나?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 검진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히 당뇨약은 금식 상태에서 복용하면 저혈당 위험이 있는 만큼 검진 당일 아침에는 복용하면 안 된다. 아스피린, 와파린 등의 항혈전제는 내시경 조직 검사 시 출혈 위험이 증가하므로 미리 의사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건강검진 기관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나?
먼저 국가건강검진 지정 기관인지를 확인한다. 국가건강검진은 무료로 받을 수 있고, 표준화된 검사 절차와 신뢰할 수 있는 검사 결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 의료진의 전문성과 시설 및 사후 관리 서비스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문의가 상주하는지, 건강검진 진행 후 단순한 결과 통보가 아니라 의료진이 직접 결과를 설명하고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하는지를 살펴 선택해야 한다.
ㅣ 덴 매거진 2025년 3월호
에디터 윤새롬(ysr0112@mcircle.biz)
사진 송승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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