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도 생크림 끓여 소스 팍팍…"이제야 말 통하네" 소비자 훈수에 인기 돌풍
신제품 개발·마케팅 비용 아끼기 1석2조
농심,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 23일 출시
오뚜기·삼양식품도 가세
#지난해 가수 성시경이 유튜브에 올린 '아웃백보다 맛있는 신라면 투움바 파스타'라는 제목의 10분 남짓 영상은 조회 수 74만회를 기록했다. 수년 전부터 유행한 레시피였음에도 인기가 여전했다.
올리브유에 베이컨과 양파, 양송이 버섯을 넣어 센 불에서 볶은 다음 고추장 반스푼과 우유, 생크림을 끓이다 신라면 스프를 첨가하면 소스는 끝이다. 여기에 3분 삶은 면을 넣고 1분 졸인 뒤 치즈를 추가하면 완성된다.
레시피는 간단하지만 그래도 손이 꽤 가는 편이다. 농심이 이 수고로움을 덜기 위한 신제품으로 오는 23일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을 출시하기로 했다. 신라면 투움바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래도록 인기 있는 모디슈머 레시피로 자리 잡자 실제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이미 유명한 레시피기에 "이제야 말이 통하네" "꼭 먹어야지" "새우 좀 더 추가하면 더 맛있겠다"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출시 전 반응이 폭발적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오뚜기, 삼양식품 등 K-라면사들은 이처럼 SNS 인기 레시피를 제품화하는 '모디슈머 마케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다. 10여년 전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원조격이다. 짜파구리의 활약 속에 짜파게티는 2013년 상반기 725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출 2위 브랜드로 성장하기도 했다.
라면사들은 모디슈머 레시피가 매출에 지각변동 일으킬 만큼 가능성을 보이자 이를 제품화하는 데 적극적이다. 농심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은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라면의 매운맛을 바탕으로 생크림, 체다치즈, 파마산치즈의 고소하고 진한 맛을 더해 매콤하고 꾸덕꾸덕한 식감을 구현하고, 버섯, 마늘, 청경채 등 건더기로 완성도를 더했다. 또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해 더욱 진한 소스맛을 즐길 수 있다.
앞서 농심은 라면에 김과 깨를 넣은 레시피가 유행하자 이를 '라면왕김통깨'로 출시하기도 했다. 구운 김 후레이크와 볶음 참깨, 고추기름 조미유로 차별화된 고소함을 구현했다. 국물은 멸치, 대구 등 각종 해물과 야채로 시원한 맛을 살렸으며 볶음 고춧가루와 하늘초로 얼큰함을 더했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도 모디슈머의 결정판이다. 2012년 4월 처음 세상에 나온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 '너무 매워서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모디슈머는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일명 '맵찔이'도 먹을 수 있는 불닭 레시피 만들기에 열성이었고 결국 스트링 치즈, 참치, 계란 등 부재료를 활용해 매운맛을 완화하는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했다.
그중 하나가 크림을 넣은 레시피였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삼양식품은 2017년 국내에서 한정판으로 까르보 불닭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3개월간 3600만개가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켰고. 2018년 5월 정식 출시되며 현재 불닭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등에서는 까르보 불닭이 오리지널 불닭의 아성을 위협할 만큼 인기다.
오뚜기도 지난해 하반기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한 신제품 ‘마열라면’을 출시한 바 있다. 마열라면은 SNS에서 열라면에 마늘, 후추, 순두부 등을 넣은 ‘순두부 열라면’이 유행한 것에 착안해 만들어진 모디슈머 제품이다.
열라면은 마니아층이 있긴 했으나 타제품과 비교해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유행하면서 열라면에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먹는 모디슈머가 늘었고, 이는 열라면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열라면 봉지면 판매량은 3배 증가했다. 이 밖에 오뚜기는 참깨라면을 볶아먹는 모디슈머 레시피가 유행하자 '참깨라면 볶음면'도 선보였다.
모디슈머 레시피 기반 제품은 이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상 관심도가 높은 메뉴이기에 신제품 개발 비용은 물론 마케팅 비용까지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굳이 힘을 줘 알리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레시피를 공유하던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쉽게 퍼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디슈머 레시피가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 라면 매출에도 긍정적"이라며 "제품화하지 않더라도 모디슈머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앞으로도 관련 마케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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