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위성' 드디어 찾았나…천문학계 흔든 3단계 천체계 발견[과학을읽다]

김종화 2026. 7.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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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왜성 도는 목성급 천체 포착…'최초 외계 위성' 유력 후보
행성인가 위성인가…새 분류 기준 논쟁도

태양계 밖에서 처음으로 '외계 위성(exomoon)'으로 볼 수 있는 천체가 포착됐다. 다만, 이 천체가 행성이 아닌 갈색왜성을 공전하고 있어 최초의 외계 위성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외계 행성인지를 놓고 천문학계의 새로운 분류 논쟁도 함께 시작됐다.

유럽남방천문대(ESO)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해 적색왜성 'CD-35 2722 A'를 공전하는 갈색왜성 'CD-35 2722 B' 주변에서 목성 질량의 약 90%에 해당하는 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3일자에 게재됐다.

적색왜성을 공전하는 갈색왜성과 다시 그 갈색왜성을 공전하는 행성 질량 천체로 이뤄진 3단계 계층 구조를 표현한 상상도. 이번 연구는 외계 위성 후보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관측 가능성을 제시했다. ESO/M. Kornmesser 제공

여기서 '왜성(矮星)'은 지구처럼 작은 천체가 아니라 별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천체를 뜻한다.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작고 온도가 낮지만 핵융합을 하는 별이며, 갈색왜성은 질량이 부족해 별처럼 수소 핵융합을 지속하지 못하는 천체다. 크기는 지구보다 훨씬 커 갈색왜성도 지구 지름의 약 11배인 목성과 비슷한 크기다.

연구팀은 2023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갈색왜성의 움직임을 정밀 관측한 결과 약 171일 주기로 규칙적인 흔들림을 확인했다. 이는 갈색왜성 주변에 또 다른 천체가 중력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 결과 목성과 비슷한 질량의 천체가 갈색왜성을 공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별을 도는 갈색왜성 주변에도 또 다른 천체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번 발견이 확인되면 별을 도는 갈색왜성, 다시 그 갈색왜성을 도는 행성 질량 천체로 이어지는 '3단계 계층 구조'가 처음 관측된 사례가 된다. 지금까지 6000개가 넘는 외계 행성이 발견됐지만 외계 위성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최초 외계 위성'보다 더 큰 의미는 새로운 관측기술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로 외계 위성 후보 자체보다 관측 기술의 진전을 꼽았다.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갈색왜성의 미세한 시선속도를 이전보다 10~100배 높은 정밀도로 측정해 동반 천체를 찾아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더 작은 외계 위성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박병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외계 위성은 질량이 작아 검출이 매우 어려웠다"며 "향후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이나 유럽초거대망원경(ELT)이 완성되면 더 많은 외계 위성 발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발견을 곧바로 최초의 외계 위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현재 확보된 관측 자료는 23회에 불과하며, 추가 관측을 통해 천체의 존재와 궤도를 더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이 천체를 '달(moon)'이 아니라 '외계 위성(exosatellite)' 또는 '행성 질량 외계 위성'으로 표현하며 분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스페인 천문학자 호르헤 리요-박스(Jorge Lillo-Box)도 "이번 발견은 현재 기술로 매우 어두운 갈색왜성 주변의 천체를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면서도 "엄밀한 의미의 최초 외계 위성이라기보다 갈색왜성을 도는 새로운 형태의 행성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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