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는 한동훈 싫어했어" 친한계가 전한 뜻밖의 이유 [실록 윤석열 시대]

현일훈, 김기정, 최선욱, 박진석 2025. 11. 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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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회 윤석열과 한동훈② 」

" 동훈아, 중앙지검장 하지 마. "
" 네? "
2022년 3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선배 검사 A였다. 그는 밑도 끝도 없이 검사들이 선망하는 꿈의 보직, 서울중앙지검장을 언급했다. 게다가 한동훈에게 그 자리를 맡지 말라고 했다. 왜 그랬을까. A가 말을 이어나갔다.

" 중앙지검장으로 바로 가지 말란 말이야. 적당한 재경지검이나 수도권 지검 검사장으로 가서 일하다가 새 정권이 안착하는 거 같으면 그때 중앙지검장 해. 그게 너한테 좋아. "
그건 조언이었다. 때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당선인이 된 직후였다. (이하 경칭 생략)

세상이 바뀌었다.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윤석열과 함께, 때로는 윤석열보다 더 심하게 핍박받았던 한동훈의 수난시대가 바야흐로 종막을 고하고 있었다.

2020년 11월 3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방문이 예정돼 있던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입구에 윤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지지 화환이 놓여있다. 법무연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대학살 인사 이후 한 검사장의 세번째 좌천지였다. 중앙포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한동훈을 유력한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명했다. ‘조선제일검(檢)’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수사력을 과시했던 그는 아닌 게 아니라 그 한국 최고, 최대 검찰청을 이끌 적임자였다.

A의 조언을 듣던 한동훈이 파안대소했다.

" 에이, 형님. 제가 무슨 중앙지검장입니까? "
최근 취재팀과 마주 앉은 A는 그때를 회고하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 내가 나름대로 조언이랍시고 한동훈한테 중앙지검장 바로 가지 말라고 했거든. 그때 한동훈이 자기가 무슨 중앙지검장이냐며 손사래를 쳤는데 얼마 뒤에 법무부 장관이 되더라. 검찰총장도 아니고 법무부 장관. 그때 내 말 들으면서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 "
그건 A의 잘못이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가 법무부 장관이 될 거라 짐작한 이는 극히 드물었다. 중앙일보 2022년 4월 15일 자 8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윤핵관’의 탄식이 담겨 있었다.

" 나도 발표 당일 아침에서야 알았어. 윤 당선인이 나한테도 미리 말을 안 해 줬어.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 "
물론 그가 새 정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역할이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일 거라 생각한 이는 극히 드물었다.

그걸 미리 알고 있었던 극소수 중 한 명인 윤석열 정권 참모 B에 따르면 가장 나중에 베일을 벗은 한동훈의 인사는 그러나, 가장 먼저 확정된 인사였다. 제18회에 등장했던 대로 대선 승리 며칠 뒤 김건희 여사로부터 한동훈 인사 관련 문의 전화를 받은 B는 ‘실록 윤석열 시대’ 취재팀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윤석열 정부 내각에서 가장 먼저 정해진 게 한동훈이었어.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였지. 그랬는데 보안은 제일 늦게까지 지켜졌어. "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가 새 정권 첫 내각 발표의 ‘깜짝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2022년 5월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러나 그 깜짝 인사를 주도했던 윤석열은 몇년 뒤 한동훈에 대해 분노를 토해낸다.

" 도이치 수사는 불법 수사인데, 사악한 한동훈이 2년째 (수사를) 끌고 있다. "
내란 특검팀이 지난 11월 13일 한동훈의 후임자인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영장실질심사 때 “윤석열이 박성재에게 보낸 것”이라며 공개한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친한계 인사 C는 취재팀에 윤석열이 한동훈을 장관에 임명한 것과 관련해 제기된 무수히 많은 관측들 중 하나를 언급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킨 거? 그거 한동훈보고 법무부 가서 김건희 주가 조작 사건을 무혐의 종결하라는 의미였어. ‘이 사건 네가 말아먹어 줘’ 한 거야. "
그의 다음 주장은 더욱 의미심장했다.

" 웃기는 얘기지만 김건희가 한동훈을 은근히 정치적 경쟁자로 여긴 측면이 있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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