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반달가슴곰, 89마리로 늘어… 복원사업 20년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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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전남 구례군 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남부보전센터의 야외 사육장.
정우진 남부보전센터장은 "네 살 정도 됐고 모두 형제 사이"라며 "올무에 걸리거나 야생에 적응하지 못한 반달가슴곰 17마리를 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달가슴곰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토종 곰이다.
2022년에는 증손주 격인 4세대 반달가슴곰까지 태어나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야생생물 복원 정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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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원 보호개체 합하면 더 많아
개체군 관리방식으로 전환 계획
기본 지키면 사람과 공존 가능 판단
지난 28일 전남 구례군 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남부보전센터의 야외 사육장. 철망과 투명 스크린으로 조성된 보호벽에 다가가자 반달가슴곰 3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서로 힘을 겨루며 장난을 치거나 바위에 몸을 기대고 있는 모습이 위협적이기보다는 친숙하게 느껴졌다. 트레이드 마크인 초승달 무늬의 흰색 가슴 털, 크고 둥근 귀, 사람 발과 흡사한 발바닥 무늬, 단추같이 까만 눈동자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정우진 남부보전센터장은 “네 살 정도 됐고 모두 형제 사이”라며 “올무에 걸리거나 야생에 적응하지 못한 반달가슴곰 17마리를 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내부 공사로 일부 사육장만 공개됐지만 내년에는 기존처럼 생태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육장 6곳 전체를 일반에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반달가슴곰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토종 곰이다. 개체마다 고유의 반달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몸길이는 190㎝까지 자란다. 1950년대까지 산지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웅담 채취를 위한 밀렵 등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야생 반달가슴곰이 발견된 건 1983년 설악산에서 밀렵꾼 총에 맞아 폐사한 사례가 마지막이었다.
정부가 본격적인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시작한 건 2004년이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반달가슴곰 6마리를 도입해 방사했고, 2009년 야생에서 처음 새끼를 낳은 것을 확인했다. 2022년에는 증손주 격인 4세대 반달가슴곰까지 태어나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야생생물 복원 정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복원사업 시행 20년을 맞은 올해 지리산 등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89마리 정도다. 야생생물보전원에서 보호하는 개체를 뺀 숫자다. 야생 곰에 대한 공격적인 이미지와 달리 반달가슴곰은 사람을 보면 먼저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지역에서 등산할 때에는 종을 달고 다니거나 라디오를 켜서 소리를 내어 사람의 존재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정규 등산로 이용 시 반달가슴곰을 만날 확률은 0.04% 수준”이라며 “일본에선 반달가슴곰과 불곰을 구분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반달가슴곰을 발견하면 오히려 소리를 내 곰이 도망가도록 교육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복원사업 20년을 맞아 개체수 확대보다 개체군 관리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최소 존속 개체군 규모인 50마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반달가슴곰은 2017년 지리산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서식지 확산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지리산에 살고 있지만 덕유산과 장안산 지역에서 3개 개체가 별도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체수가 늘어날수록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사람과 마주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공단 관계자는 “야생에 있는 모든 곰을 위치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지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개체를 대상으로 위치를 파악해 지역주민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며 “곰 스프레이의 중장기적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간 시간대에 정해진 탐방로를 이용하는 등 기본 수칙을 지키면 사람과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복원 대상이 아닌 자연생태계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례=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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