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식만으론 부족"...건기식 경쟁 속 돌파구 찾는 대상웰라이프

대상웰라이프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UCK파트너스와 개인 창업주주 2인으로부터 에프앤디넷의 지분 90%를 인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대상웰라이프의 뉴케어 제품들 /사진 제공=대상웰라이프

대상웰라이프가 치열해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환자식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종합 건기식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환자식 영양브랜드 1위인 ‘뉴케어’를 중심으로 산모 및 영유아 건기식 라인업을 확장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웰라이프는 지난 15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파트너스로부터 에프앤디넷(F&D Net)의 지분 90%를 530억원에 인수했다. 에프앤디넷은 병원 전용 '닥터에디션', 약국 전용 '더팜', 온라인 채널전용 '락피도'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매출 420억원에서 2022년 610억원으로 성장한 유망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대상웰라이프가 표방하는 종합 건기식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1995년 첫 출시된 ‘뉴케어’는 환자 영양식 1위로 오랜 기간 대상웰라이프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지만, 전방위적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에프앤디넷은 국내 분만병원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3000개 이상의 소아과∙산부인과 등 다양한 의료기관 거래처를 가지고 있다.

건기식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대상웰라이프에게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식품사뿐 아니라 제약, 유통, 화장품 업계까지 건기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속화된 상황이다. 대상웰라이프는 2017년 건기식 사업부 분리 이후 연평균 54%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성장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8년 500개였던 건기식 제조업체 수는 지난해 591개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품목 수도 56% 늘었다. 그러나 연평균 13.6% 성장했던 건기식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돼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1.9%)를 기록했다.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가 건기식 시장의 성장 둔화로 이어진 것이다.

내수 경쟁 포화…K건기식 노린다

내수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의식한 대상웰라이프는 ‘뉴케어’를 재브랜딩해 환자식 이미지를 탈피하고, 마스터 브랜드로 키우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당플랜' '관절플랜'에 이어 '마이키즈', '스포식스', '올프로틴' 등 하위 라인업을 추가해 맞춤형 영양관리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을 위해 지난해 데이터사이언스 기업인 렉스소프트를 인수한 바 있다.

대상웰라이프 천안2공장 전경 /사진 제공=대상웰라이프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대상웰라이프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0.8%에 불과해 해외 시장 개척이 시급하다. 다만 지난해 건기식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하며 4444억원을 기록해 해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대상웰라이프는 연내 중국 최대 제약기업인 시노팜그룹 계열사인 시노팜인터내셔널과 하이난성에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시노팜의 유통망을 활용해 중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특수의료용도식품과 건기식 생산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한 후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지난해 아세안 건기식 이커머스 시장에서 인도네시아는 36.3%의 점유율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으며, 베트남 시장도 13.5% 성장해 1조6833억원을 기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주로 한국산 홍삼과 인삼 가공 식품이 수출되고 있으며 SNS를 통해 다양한 K건기식 제품이 알려지고 있다"면서 "아직 명확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에 어린이, 여성, 고령층 등 특정 타겟층을 기반으로 현지 수요를 파악한 후 시장 진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웰라이프 측은 "이번 인수는 에프앤디넷의 우수한 브랜드와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건기식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국내 산모 및 영유아 산업 시장의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도 역량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