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넉넉한데도 판매 급감한 전기차..왜 그럴까
지난해 최대 1년까지 대기했던 국산 전기차가 이르면 사흘내로 출고가 가능한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보조금이 대부분 소진될 10월이 왔지만 일부 지자체는 전기차 보조금이 남아돈다. 소진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곳이 허다하다.
월 2천여대가 꾸준히 팔리던 아이오닉5가 9월 705대에 그치는 등 충격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인기를 양분하던 기아 EV6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3월 3009대를 판매해 내연기관 일반 모델 대다수를 앞지르던 EV6도 급격한 판매감소로 601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와 EV6가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연식이라 신차 효과가 끝나 판매가 준다는 분석도 있지만 비교적 최근 나온 아이오닉6의 경우도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출시 초기 디자인 논란에도 월 3천대를 손쉽게 넘기면서 순항하던 아이오닉6는 올해 6월 이후 3개월간 500대 이상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반년도 안 돼 보조금이 동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추가 경정예산까지 편성해 지원했던 예년에 비하면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다. 9월 기준 서울시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은 35.3%다. 출고 잔여 대수가 8848대에 이른다. 현 속도라면 연말까지 목표했던 1만3688대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둔화 배경을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 이어지는 고금리와 보조금 기준 강화로 전기차 구매 심리가 위축된 데다 충전 불편과 충전료 인상, 화재, 결함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제성과 편의성에서 경쟁력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특히 장년층 이상 소비자들은 생소한 충전 시스템, 전기차의 회생제동 같은 주행패턴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연기관차로 회귀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이에 한 자동차 영업사원은 “전기차를 판매하면 보조금 신청 절차부터 충전기 사용법, 주의사항에 대해서 고객에게 알려줘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며 “특히 어르신 고객들은 전기차를 출고를 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질문 전화가 걸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 폐지하려던 환경부가 전기승용차 국비 보조금을 금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전기차 제조사의 가격 할인폭에 비례해 보조금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최대 지급액은 현행 680만원에서 780만원까지 늘어난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EV세일페스타’를 운영해 연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현대자동차는 ‘EV세일페스타’를 통해 각 차종별로 정상가 기준 아이오닉 5 400만원, 아이오닉 6 400만원, 코나EV 200만원을 할인해준다.
이에 따라 아이오닉 5를 구매하는 경우 400만원의 구매 혜택(제조사 할인 320만원 및 전기차 충전 크레딧 80만원)에 더해 정부 추가 보조금 80만원을 추가로 공제받아 총 480만원의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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