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극복 후 제2의 인생 산다는 김한길이 최명길과 "결혼" 결심한 이유

라디오에서 시작된 인연, 마음을 움직인 한 장면

1995년, 한쪽은 작가이자 방송인이었고, 다른 한쪽은 당대 최고 인기 배우였다.

인연의 시작은 MBC 라디오.

방송국 복도를 오가다 눈인사를 나눴고, 어느 날 한쪽이 초대한 인터뷰 자리에서 대화가 이어졌다.

첫 통화는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말로 시작됐다.

새벽까지 이어진 전화, 차 안에서 나눈 짧은 만남.

감정은 빠르게 깊어졌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순간은 장례식장에서 찾아왔다.

부친상 당시, 부의금 명단에 조용히 적힌 이름 하나.

공적인 인연뿐이었지만 직접 찾아온 마음 씀씀이에 깊이 감동했다.

그렇게 인연은 결혼으로 이어졌다.

다시 걷게 된 삶, 함께하는 오늘

2018년 폐암 4기 진단을 받은 뒤, 한동안 인공호흡기까지 달고 병원에 누워 있었다.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있던 그 시간 동안에도 옆에는 늘 결혼반지가 함께 있었다.

숨을 쉬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그때, 깨어나자마자 손에 남아 있던 반지를 보고 아내를 떠올렸다고 했다.

몸은 약해졌지만, 마음만은 그때부터 다시 살아가기 시작했다.

매일 병실을 지켜준 가족이 있었다. 말없이 곁을 지키고, 조심스레 웃어주던 얼굴.

그렇게 다시 일어섰고, 지금은 골목을 나란히 걷는다.

양궁장, 냉면집, LP카페. 모두 함께 다녀온 곳들이다. 자녀와도 더 가까워졌다.

아버지를 병실에서 마주했던 기억이 자녀에게 남긴 무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지만, 함께 웃으며 걸을 수 있는 지금이 고맙다.

두 사람은 이제 ‘길길이 다시 산다’라는 방송을 통해 매주 시청자와 마주한다.

거창한 드라마보다 잔잔한 회복의 기록.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걷는 삶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사랑은 시작이 아니라 함께 견디며 이어가는 시간 속에서 더 깊어진다.

지금도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나란히 걷고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커뮤니티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으며, 카카오 운영정책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