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사선 피폭자들, 국감 이후 더 걱정"... "최선 다해 협상"

김종철 2024. 10. 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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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장.

최민희 위원장은 오후 1차 질의가 끝나기 전에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최고안전책임자, CSO)를 증언대로 다시 불러 세웠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윤 부사장은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한 사과와 함께 향후 재발 방지대책과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보상을 약속했다.

윤 부사장은 "방사선 안전관리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관리자를 2배 이상 충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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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과방위]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질병-부상 답변 못한 삼성 부사장… 최민희 위원장 "계속 지켜볼것"

[김종철 기자]

 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 부사장)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방사선 피폭 피해자들 입장에선 회사(삼성전자)가 국정감사만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이 시기만 넘기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재해자들의 불안감 지적하신 것 명심하겠다.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 -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

10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장. 최민희 위원장은 오후 1차 질의가 끝나기 전에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최고안전책임자, CSO)를 증언대로 다시 불러 세웠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윤 부사장은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한 사과와 함께 향후 재발 방지대책과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보상을 약속했다. 대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부상과 질병'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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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 피해자들, 회사가 국감 끝나기만 기다릴 거라 의심"... "최선 다해 협상"

최 위원장은 윤 부사장을 향해 "젊은이들이 손가락을 절단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면서 "'회사에서는 국감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의구심도 있는것 같다. 그렇게 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증언대에 선 윤 부사장은 "재해자들의 불안감을 지적하신 것을 명심하겠다"면서 "최선을 다해 (피해자들과) 협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이 다시 "앞으로 계속 지켜보도록 할 것"이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당초 이날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된 피폭 피해자 이용규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 7일 <오마이뉴스>의 국감 참석 여부에 대해 "참고인으로 채택은 됐지만, 참석할 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이날 원안위 국감에서는 삼성전자의 방사선 관리부실을 비롯해 피폭사고의 부상과 질병 판단 등을 두고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019년 원안위 정기검사 내용을 공개하면서,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안전관리자를 추가 선임할 계획이라고 했었다"면서 "하지만 안전관리자를 3명에서 2명으로 오히려 줄였다"고 지적했다. 윤 부사장은 "방사선 안전관리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관리자를 2배 이상 충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방사선 피폭, 부상인가 질병인가" 물음에 답변 못한 삼성전자 부사장
▲ 삼성 방사능 피폭 사고 피해자 이용규씨가 나선 까닭 삼성전자노조 주최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방사능 피폭 사고,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단하라! 고용노동부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방사선 피폭 피해자인 이용규씨가 치료 중인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이어 이해민 의원은 "이번 방사선 피폭사고가 화상인가, 부상인가, 질병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태양 부사장은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갑론을박이 있었다"며 "관련된 법령의 해석을 받도록 할 것이며, 최고안전 책임자로서 재발방지책을 철저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피해자의 원인이 화상인지 부상인지 질병인지도 대답을 못 하면 재발 방지대책이 어떻게 나오나"라고 질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노동부에 "해당 재해는 질병"이라는 변호인단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삼성 쪽은 공식 변호인 율촌 법무법인 이외 김앤장 등 4대 대형로펌의 '질병' 의견서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윤 부사장은 국감에서 이같은 변호인의 의견을 따로 밝히지 않고 '갑론을박'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이에 최 위원장이 다시 "부상인지, 질병인지 아직 답변 안하셨다"고 물었지만, 윤 부사장은 여전히 "관련 법령의 해석을 받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피해자인 이씨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명백한 부상"이라며,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에 근거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즉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부사장은 "반도체 현장에 31년째 있었는데 후배들에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을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 "재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치료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치료와 보상 이후의 모든 과정들도 저희들이 책임지고 진행할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원안위는 이번 사고를 삼성전자의 안전관리 부실과 함께 피폭원인으로 '안전장치 미작동' 사실을 밝혔다. 특히 안전장치인 '인터록'이 작동되지 않도록 인위적으로 배선이 변경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과태료 부과와 함께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해당 장비를 모두 교체했다.
▲ 삼성전자노조, "방사능 피폭 사고,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단하라!" 삼성전자노조 주최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방사능 피폭 사고,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단하라! 고용노동부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우목 위원장이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사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촉구 및 면담 요청'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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