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련 달 탐사급 기술 경쟁하는 아디다스·나이키

“미국과 소련이 달에 인류를 보내기 위해 경쟁했던 것처럼,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마라톤 2시간 벽을 깨기 위해 정면승부를 벌여왔다.”
폭스스포츠는 스포츠브랜드의 현대판 우주 경쟁급 신발 개발 경쟁에 힘입어,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업적 중 하나를 달성했다고 표현했다.
사웨는 지난달 26일 런던마라톤에서 풀코스를 2시간 내 완주(1시간59분30초)하는 ‘서브2’를 달성했다. 남자부 2위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와 여자부 우승자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까지 셋 다 동일한 러닝화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를 신고 뛰었다. 아디다스가 3년간 연구 개발한 초경량 이 마라톤화는 한짝 무게가 97g, 비누 한 개보다 가볍다.
2019년 엘리우드 킵초게(케냐)를 위해 알파플라이를 개발해 2시간 벽 돌파를 주도했던 선두주자 나이키가 자존심을 구겼다. 나이키는 SNS에 사웨를 축하하면서도 “다시 시작이다. 피니시 라인은 없다”는 도발적 메시지를 남겼다.

5년 전 165달러까지 치솟았던 나이키 주가는 44달러로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도 72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 사웨가 우승한 다음날 아디다스 주가는 1.4% 오른 138유로에 장을 마쳤다. 지난 몇 년간 가수 칸예 웨스트(예)와 협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은 걸 만회하는 모멘텀이 됐다. 이제 아디다스는 역사상 가장 빠른 남자 마라톤 선수가 자사 신발을 신었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됐다.
런던마라톤 여자부 2위 오비리(케냐)는 스위스 브랜드 온(On)이 로봇이 생산한 끈 없는 신발을 착용했다. 아식스와 호카, 뉴발란스도 가세한 러닝화 시장은 지난 1년간 13% 성장해 81억 달러 규모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는 500달러(74만원)가 넘는데도, 개인 최고 기록을 단축하고 싶은 일반 러너들은 수퍼 슈즈를 선택할 거다.
세계육상연맹이 신발 밑창 두께를 40㎜ 이하로 제한하고 탄소섬유판도 하나만 넣도록 명시했다. ‘기술 도핑’ 논란이 이어지는데도, 한계를 깨려는 기술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브랜드 두 거인의 전장은 올해 6월 열릴 북중미 월드컵으로 옮겨진다. 본선 48개국 중 아이다스는 14팀, 나이키는 12팀의 유니폼을 후원한다. 나이키는 쿨링 이노베이션 기술인 에어로-핏을, 아디다스는 혁신 기술인 클라이마쿨+를 적용했다. 아디다스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라민 야말(스페인), 나이키는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엘링 홀란(노르웨이)를 앞세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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