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 발사 "보복 작전"

윤현 2024. 10. 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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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에 재보복 경고 "대가 따를 것"... 백악관 "이스라엘과 다음 단계 논의"

[윤현 기자]

 2024년 10월 1일 이란이 발사한 탄도 미사일을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미사일 시스템이 요격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압바스 닐포루샨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등 '순교자'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폭사했으며, 이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8일 나스랄라의 사망 이후 3일 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레바논 남부 국경을 넘어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하기 위한 국지적 지상작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란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지원하며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을 피해 왔다.

그러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란이 직접 개입하면서 중동 정세는 한층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이란 "이스라엘, 재보복하면 더 압도적 공격 당할 것"

이스라엘군도 이란이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면서 오후 7시 30분께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와 방공호 대피령을 내렸다.

대피령은 국영 TV와 휴대전화로 전파됐고, 이스라엘군은 즉각 영공을 폐쇄하고 미사일 요격에 나섰다.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하고 항공편 이착륙을 일시 중단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경보 발령 후 1시간 정도가 지나 대피령을 해제하고 이란에 보복을 예고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사일 상당수가 요격됐지만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서 일부 타격이 있었다"라며 "이스라엘 방공망은 어떤 위협도 탐지하며 방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작전에 대응하거나 악의적인 행위를 저지르면 그에 따라 훨씬 압도적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의 평화와 안보, 국익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법적 권리에 따라 대응한 것"이라며 "이란은 호전적인 나라가 아니지만 어떤 위협에도 확고히 맞설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란 유엔대표부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의 테러 행위에 합법적이고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대응했다"라며 "역내 국가들은 시온주의자 정권과 결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한 일은 이란 국민을 표적으로 삼고 이란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였다"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이스라엘과 다음 단계 논의"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황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지켜보며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 격추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으로서는 이스라엘에서 어떠한 사망자도 없다"라며 "이스라엘의 항공기나 전략 군사 자산에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파악된 정보에 따르면 이란의 공격은 실패했고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스라엘과 다음 단계 대응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인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 세계가 이를 규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이스라엘은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과 함께 이번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백악관의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태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인 군사 공격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중동 갈등이 격화되고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규탄한다"라며 "이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하고, 절대적으로 휴전이 필요하다"라고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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