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결혼해 500평 저택에서 생활했지만 결국 그곳을 떠나, 10살 연하였던 열혈 팬과 16년간의 동거 끝에 재혼하게 된 여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배우 김민정 이야기인데요.
김민정은 1969년 MBC 특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장희빈’, ‘다산 정약용’, ‘겨울꽃’ 등 고전 사극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1971년 MBC 드라마 ‘장희빈’에서 인현왕후를 연기하며 지금도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기억되는 배우인데요.

당시 윤여정이 장희빈, 박근형이 숙종을 맡았고, 김민정은 단숨에 전국적인 사랑을 받으며 23살에 대스타가 되었습니다.
인현왕후가 죽는 회차가 방송되던 날에는 “살려달라”는 시청자 항의 전화가 폭주해 방송국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하죠.

그 시절 그녀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27살이 되던 해, 재일교포 출신 재벌과 결혼하며 돌연 연예계를 떠나게 됩니다.
당시 500평 저택에서 아홉 명의 가사도우미와 함께 살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전남편의 심각한 외도로 결국 이혼을 택했고, 이 과정에서 깊은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합니다.

그 후 그녀가 다시 연기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돌아온 곳은 대학로였습니다.
뮤지컬 ‘광개토대왕’, ‘오즈의 마법사’에 이어 ‘명성황후’, ‘내가 할 말이 있다’, ‘러브스토리’, ‘헬로 마마’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여전히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었죠.
2004년 드라마 ‘토지’에서 박 씨 부인으로 등장했을 때는 데뷔 36년 차 배우만이 가진 노련함이 그대로 묻어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배우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은 내공이 드러난 순간이었죠.

이 무렵 김민정은 뜻밖의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열혈 팬이던 신동일 씨였는데요.
열 살이나 어린 그와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김민정은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히던 우울증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각자에게 자녀가 있었고, 당시 30대 중반이던 신동일 씨를 향한 집안의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무려 16년이라는 긴 동거 끝에 2007년 혼인신고를 하고, 이듬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이후 방송을 통해 종종 소개되던 부부의 모습은 늘 다정했는데요.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신동일 씨에게 김민정은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나죠. 어쩔 수 없이 일심동체예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말속에는 오랜 시간 서로를 지탱해 온 믿음과 애정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결혼, 이혼, 재기, 그리고 다시 찾아온 사랑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지나온 김민정은 지금도 무대 위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습니다.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도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