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반입 의혹 쌍방울 직원 "나중에 마시려고 미리 사"... 검찰도 "납득 안 가"

김종훈 2026. 6. 16. 22: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화영 재판 끝장보도 7일차 오후 8시] 박상웅이 검찰청 나선 시각 오후 8시 34분, 소주 구입은 2시간 전

<오마이뉴스>는 8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매일 오전·오후·저녁 등 세 차례 이상 연속보도한다(omn.kr/2il9y). 또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둘러싼 핵심 혐의가 다뤄지는 2주 차 때는 매일 재판이 끝난 뒤 오마이뉴스 법조팀 유튜브채널 '서초동 시끌법정'에서 재판 상황을 해설할 예정이다(www.youtube.com/@ohmynewsLAT). <편집자말>

[김종훈 기자]

▲ '연어 술파티' 수원지검 현장 재연 나선 의원들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연어 술파티, 진술 회유 의혹 검증을 위해 지난 4월 9일 경기 수원지검을 현장 방문한 가운데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인근 편의점에서 '당시 쌍방울 직원이 소주를 사서 생수병에 넣었다'는 증언을 재연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2023년 5월 17일 저녁 수원지방검찰청 앞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주 4병을 검찰청에 반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쌍방울 전 이사 박상웅씨가 법정에서 "조사가 끝난 뒤 차에서 마시려고 미리 사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씨 증인신문에서는 소주 구매와 반입 여부보다 그가 왜 검찰조사가 끝나기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 34분에 미리 소주를 샀는지, 왜 소주 4병과 생수 3병이 함께 결제됐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많이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의문이 변호인뿐 아니라 검찰에서도 제기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납득이 안 된다"며 "왜 하필 오후 6시께 다른 직원에게 술을 사오라고 시켰느냐"고 추궁했다.

16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 7일 차 오후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씨는 김성태 전 회장 등의 지시를 받아 산 것도 아니고, 검찰청 안으로 술을 반입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웅 "회사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박씨는 5월 17일 당시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쌍방울 임원들이 잇따라 구속됐고,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려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자신이 사실상 회사를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었고,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었고, 조사 뒤 서울로 올라가면서 마실 생각으로 직원에게 미리 술을 사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 내역에는 오후 6시 34분 소주 3병과 생수 3병, 담배가 결제된 것으로 나타난다. 3분 뒤인 오후 6시 37분에는 소주 1병이 추가로 결제됐다. 소주는 총 4병이었다.

박씨는 "(자신이 직원에게) 세네 병 정도 사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씨에게 '조사가 모두 끝난 뒤 술을 사도 될 텐데, 왜 오후 6시 무렵 미리 술을 사놓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검찰은 "납득이 안된다", "소주가 (미리 사놓을 만큼) 맛있는 음식은 아니지 않냐"고도 했다. 박씨가 조사를 모두 마치고 수원지검 13층에서 퇴실한 것은 오후 8시 34분 45초였다.

박씨는 조사가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조사가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나중에 마시기 위해 미리 준비해두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소주 1병을 추가 구매한 이유를 두고 실제 소주를 구입한 수행기사 이씨로부터 세 병만 샀다가 자신에게 혼날까 봐 한 병을 더 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소주와 함께 구입한 생수 3병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청 반입을 위해 생수를 소주로 바꾸는 '소주갈이'를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생수 구매 이유를 물었는데, 박씨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함께 구입한 담배에 대해서는 자신이 아니라 수행기사 이씨가 피우기 위해 산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술의 양 자체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한 사람이 마실 술로 보기에는 많아 보인다는 취지였다. "보통 사람이 세 병을 산 뒤 다시 한 병을 더 사는 경우가 흔한가", "혼자 먹기 위한 양으로 보느냐" 등의 질문을 했다. 박씨는 평소 술을 많이 마셨다고 답했다.

송병훈 재판장도 직접 시간대 추궁

증인신문 말미 송병훈 재판장은 직접 술 구입 시간대를 확인했다. 송 재판장은 오후 6시 32분께 박씨가 검찰청을 나간 뒤 4500원 결제 내역이 있는데 무엇인지 물었다. 박씨는 "들은 바로는 주차요금"이라고 답했다. 송 재판장은 오후 6시 36분 다시 편의점에서 나온 기록이 있는데 수행기사 이씨와 어떻게 만났느냐고 물었다.

박씨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주차 간격에 따라 번거로운 점이 없어진다고 해서 주차비를 아끼려고 대기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재판장은 "알겠다"며 질문을 마쳤다.

박씨 증인신문의 쟁점이 된 것은 소주 구매 사실 자체가 아니었다. 박상웅씨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대신 왜 조사가 끝나기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 34분 미리 소주를 샀는지, 왜 소주가 4병이었는지, 왜 생수 3병이 함께 결제됐는지 등을 둘러싼 질문이 변호인뿐 아니라 검찰, 재판장으로부터도 나왔다.
▲ 증언대에 선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화영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
ⓒ 남소연
한편, 박씨에 앞서 증인으로 나온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은 술파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주말에 검사실에서 식사했다면 교도관들이 직무유기한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먹은 외부음식도 검사실 대신 구치감에서 먹었다고 주장했다.

"주말 교도소 밥 제공을 안 해서 (검사가) 개인적으로 제공했다. (검찰청) 구치감이라고 지하실에 있는 교도소에서 조사받으러 (검사실로) 올라가면 3~4시간 대기할 때도 있는데, 밥도 거기(구치감)로 넣어준다. 주말에 검사실에서 밥 먹은 기억이 없다."

이 전 부지사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방씨는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하는 얘기일 수 있으나 저는 (주말에 검사실에서) 밥을 먹은 기억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