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하영 비난은 친일·순결 강박증”

‘제국의 위안부’를 집필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이력 관련 논란에 대해 ‘친일 강박증’, ‘순결 강박증’이라고 지적했다.
11일 박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가 조선의 양의 1호이자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이자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그가 귀국 후 순종 주치의가 되었다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당연히 부도 따라왔을 것”이라며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 파이오니아가 된 이로 보인다”고 했다.
하영의 조부가 소록도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본은 자국민에게도 똑같이 한센인 대상 불임수술을 했다”며 “일부 의사들 생각으로 행해진 불법 수술이었는데 1948년에 오히려 합법화됐으며, 그 법률이 폐기된 건 1990년대 이후”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인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그 폭거는 개인의 죄라기보다 시대적 우매함이 만든 죄일 뿐”이라 주장했다.
이어 “일제 치하에서 정치·경제·문화·교육 모든 분야에서 리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은 교육부터 활동까지 구조적으로 친일파일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그 모든 이들을 부정한다면 일제시대 내내 인재를 키우지 말아야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들의 존재를 전부 부정하는 이들은 일본인의 지배를 직접 받고 싶었다는 얘긴가”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배우 하영을 비난하는 당신에게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 있을지도 모르고, 수십만 명이 모였다는 지원병 지원자들 속에 당신의 조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규탄부터 하고 보는 당신의 폭력이 한 사람을 사정없이 죽이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박 교수는 또 “식민지화된 사실조차 부정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식민지화의 흔적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려 하는 것부터 모순 아닌가. 콤플렉스든 강박증이든 피해망상이든,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부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영은 지난 7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이 4대째 의사 집안임을 소개하며 증조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당 방송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이며, 과거 친일 행적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 끝에 하영은 12일 SNS에 자필 편지를 올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며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박 교수는 2013년 출간한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춘’을 했다고 표현했다. 또 ‘조선인 위안부에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기술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12월 박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교수는 2024년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검찰이 재상고하지 않으며 판결이 확정됐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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