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천장’과 ‘천정’의 차이
다음 중 바른 표기가 아닌 것은?
㉠ 천장 ㉡ 천정 ㉢ 천정부지
언론에서 ‘유리천장’이란 용어를 종종 볼 수 있다. 남녀가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여성의 지위 상승이 어려운 현실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어떤 곳에선 ‘유리천장’ 대신 ‘유리천정’이란 표현도 나온다. 그렇다면 ‘천장’ ‘천정’은 같이 써도 되는 말일까?
지붕의 안쪽 또는 그 구조물을 뜻하는 말로 우리는 원래 ‘천장(天障)’이란 낱말을 사용해 왔다. 하늘을 가로막는 것이란 개념이다. 그러나 일본은 ‘천정(天井, てんじよう)’이란 말을 써 왔다. 천장의 틀이 우물 정(井)자 모양을 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천정’이란 말이 들어와 ‘천장’과 함께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은 더욱 널리 쓰이고 있는 ‘천장’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따라서 ‘천정’은 표준어가 아니다. 그러므로 ‘유리천정’도 ‘유리천장’이라고 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다. 문제는 ‘㉢천정부지’다. 이와 관련해 며칠 전 독자께서 질문해 오시기도 했다. ‘천장’이 표준어이므로 당연히 ‘천장부지’로 표기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천정부지(天井不知)’는 굳어진 말이라고 해서 그대로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러니 혼란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천장부지로 올랐다”처럼 실제로 ‘천장부지’라는 표현도 나온다.
‘천장’과 ‘천정부지’로 두 경우 각각 표기가 다르다는 것을 익혀 두는 수밖에 없다. 문제의 정답은 ‘㉡천정’이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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