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 선 드랍' '액상 떨'? 온라인 마약 적발 늘어도 수사는 '..'

정종훈 2019. 9. 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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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온라인 마약 적발, 올해만 8794건
최근 5년간 적발건수 중 수사 의뢰 14%뿐
올해만 게시글 20만건 삭제, 광고는 여전
"적발 즉시 수사해야, 사이버 수사단 강화"
온라인에서 '떨 선 드랍' 은어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 [자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떨 선 드랍’ ‘아이스 드랍’ ‘액상 떨’…. 일반인이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선 마약류 광고와 판매, 구매 등을 위해 흔히 쓰이는 은어다. 이처럼 마약류를 인터넷으로 불법 판매ㆍ구매하다 적발된 건수가 올해 들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라인 적발이 실제 수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온라인 판매 광고 적발 건수는 2014년 1223건에서 올해 8794건(8월 기준)으로 7배 이상 뛰었다. 해마다 1000~2000건 안팎을 오갔지만 올해 들어서 적발 건수가 급증했다. 2014년 이후 누적 적발 건수는 향정신성의약품이 1만2534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마ㆍ임시마약류, 마약이 뒤를 이었다.

마약류를 매매한 사람은 현행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판매자ㆍ구매자 상관없이 모두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2014~2019년 적발된 1만7186건 가운데 실제 수사 의뢰로 이어진 건 13.8%(2374건)에 불과했다. 단속을 열심히 해도 수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올해도 온라인 적발 건수의 21%(1848건)만 경찰 수사로 연결됐다.
온라인에서 '아이스 드랍' 은어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 [자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올해 단속 건수가 급증한 이유는 식약처ㆍ경찰청이 온라인 마약류를 집중단속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약 20만건의 마약 판매 게시글을 삭제했다. 절반 가까이가 ‘물뽕’ 관련 글이었고 ‘필로폰’ 29%, ‘졸피뎀’ 11% 순이었다. 하지만 정부 단속에도 마약류를 거래하려는 광고가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떨 선 드랍’이다. 이는 대마초의 은어인 ‘떨’과 먼저란 의미의 ‘선’, 떨어트린다는 ‘드랍’을 합친 용어다. 판매자가 대마초를 약속 장소에 놓고 떠나면 구매자가 습득하는 거래 방식을 뜻한다. 이렇게 마약류 판매를 암시하는 글이 판매자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ID, 제품 사진 등과 함께 올라온다. ‘아이스 드랍’이나 ‘액상 떨’ 같은 글도 검색해보면 수십에서 수백건까지 쉽게 나오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지난 4월 마약안전기획관을 신설해서 마약류 안전 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온라인 광고와 유통 등에 대한 점검은 식약처 내 사이버조사단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단은 마약뿐 아니라 식품, 의약품 등 모든 식약처 관리 품목을 점검하고 있어 적발 후 수사 의뢰, 쏟아지는 신종 마약류 광고ㆍ유통 차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희 의원은 "마약류 유통을 근절하려면 적발 이후 식약처ㆍ경찰청이 연계해서 즉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신종 마약 반입과 마약류 온라인 판매 급증을 근절하기 위해 식약처 사이버수사단 내 별도 마약 관련 부서를 신설해서 철저한 점검과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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